'지금은 휴식중' 이상화의 자신감, "감 잃을 시기는 지났죠"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12.27 13: 05

"대회를 쉬다보니 감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는데, 감을 잃은 시기는 지난 것 같아요."
'빙속여제'의 자신감은 이유가 있었다. 이상화는 27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세계신기록 수립 포상금 수여식에 참석해 2000만 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이번 포상금 수여식은 2013-2014 ISU 월드컵 1~4차 대회에 출전, 500m 종목 7연속 우승과 3회 연속 세계 기록을 수립하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이상화를 격려하기 위해 진행됐다.
올 시즌 이상화의 행보는 그야말로 눈이 부셨다. 지난 시즌부터 승승장구하며 500m 우승을 놓치지 않은 이상화는 올 시즌 한층 더 무르익은 기량으로 월드컵 시리즈를 제패했다. 지난 1월 20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개최된 2012-2013 시즌 ISU 월드컵 6차 대회에서 종전 중국의 위징이 보유하고 있던 500m 세계기록을 36초80로 갈아치우며 시즌 8연속 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한 이상화는 2013-2014시즌에도 금빛 행진을 이어갔다.

2013-2014 시즌 ISU 월드컵 1차대회에서 36초74로 본인이 세운 세계 기록을 0.06초 앞당기며 시즌 첫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이상화는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열린 2차대회에서 1차 레이스 36초57, 2차 레이스 36초36로 연달아 자신의 세계신기록을 경신하며 3회 연속 세계신기록 작성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연달아 기록을 세우는 과정에서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지난 9월부터 그와 함께한 케빈 크로켓 코치와 치열한 다이어트였다. 크로켓 코치는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심리적으로 이상화를 안정시켰다. 다른 선수들보다 월등하다고 강조하며 이상화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고, 결국은 이 자신감이 이상화의 원동력이 됐다. 이상화도 "심리적으로 편하게 해줬기 때문에 더 잘 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기록을 세우는 과정에서 영향을 미친 또 하나의 요소는 체중감량이다. 이상화는 "체중이 빠지면서 몸이 가벼워졌다. 스케이트 타면서도 느끼는 부분인데, 첫 100m가 빨라지면서 400m 구간도 좋아졌다. 체중의 변화가 크다"며 "몸이 가벼워지면서 할 수 있는 기술들을 찾게된 것 같다. 밴쿠버 때와 비교해서 지금 3~4kg 정도 빠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밴쿠버 때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됐다는 것이 그 본인과 그를 둘러싼 빙상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하지만 올 한 해 거침없이 질주를 계속해온 이상화는 현재 체력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다. 감기 몸살에 걸린 채로 월드컵 시리즈를 소화하면서도 정상을 놓치지 않은 '악바리' 이상화지만,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를 위해 이제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11월초부터 경기가 줄줄이 있어서 체력이 떨어져있는 상태였다"고 털어놓은 이상화는 너무 빨리 달려온 것 같다며 잠시 휴식을 선언했다. 실제로 이상화는 23일부터 이틀동안 열리는 전국스피드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 불참했다. 당초 이 대회에 나선 뒤 다음달 18~19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릴 세계스프린트선수권에 출전하려 했던 이상화는 컨디션 관리를 위해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올림픽까지 경기에 나서지 않으면 감을 잃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이상화는 담담하게 웃었다. "지금은 감을 잃을 시기가 지났다. 11월 초부터 너무 빨리 달려왔고, 경기도 너무 많아서 감을 잃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한 이상화는 "다른 운동으로 지상훈련하면서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오직 올림픽 준비를 어떻게 할까만 생각 중이다"라며 올림픽에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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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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