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에라도 걸린 것 처럼 CJ 블레이즈의 '흑역사'는 끝나지 않았다. KT 불리츠가 CJ 블레이즈에 대한 천적 이미지를 굳히는 것으로 천적사를 이어갔다. KT 불리츠가 블레이즈를 제압하면서 '롤챔스' 4강 진출에 성공했다.
KT 불리츠는 27일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판도라TV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윈터 2013-2014시즌 CJ 블레이즈와 8강전서 1세트를 내줬지만 내리 2, 3, 4세트를 잡아내면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KT 불리츠는 지난 대회 우승팀이자 '롤드컵' 우승팀인 SK텔레콤 K와 '롤챔스' 결승행 티켓을 다투게 됐다.
상대전적이 일방적인 두 팀의 대결은 초반에는 그야말로 흥미진진했다. KT 불리츠가 1세트를 유리하게 시작했지만 CJ 블레이즈도 힘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반격에 성공했다. CJ 블레이즈는 3-10, 글로벌골드가 5000 정도 벌어진 극도로 불리한 상황에서 '데이드림' 강경민이 그림같은 바론스틸에 성공한 것을 발판삼아 역전극을 연출, 선취점을 뽑아냈다.

그러나 KT 불리츠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세트를 다소 허무하게 내줬던 불리츠는 2세트 초반 블레이즈의 견제에 아슬아슬하게 살아남는 행운을 등에 업고 CJ 블레이즈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1세트 승리의 기운을 이어가려던 블레이즈는 오히려 역으로 당하면서 초반부터 대패, 진영 자체가 무너지면서 주저앉았다. KT 불리츠는 중반까지 CJ 블레이즈의 역습에 아슬아슬한 장면을 몇차례 만들었지만 킬을 내주지 않으면서 2세트를 승리,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2세트 승리로 분위기를 되찾은 KT 불리츠는 3세트에서 블레이즈를 압도하면서 2-1로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KT 불리츠의 챔피언들은 불사신처럼 쓰러지지 않았고, 블레이즈의 챔피언들은 무슨 낙엽이 쓸리듯 속수무책으로 삭제 당했다. 3세트 시작 18분만에 글로벌골드를 7000 이상 벌린 KT 불리츠는 23분경 항복을 받아내면서 여유있게 한 점을 추가, 2-1 역전에 성공했다.

벼랑끝에 몰린 CJ 블레이즈가 4세트서 잃었던 집중력을 끌어올리면서 다시 한 번 승부수 뛰웠지만 KT 불리츠는 결국 4세트서 다시 한 번 블레이즈의 천적 이미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WCG2013 국가대표선발전을 제외하고 역대 다전제 승부에서 모두 승리했던 짜릿한 기억을 자신만의 경기 스타일로 찾아냈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에서 KT 불리츠는 침착하게 CJ 블레이즈의 챔피언들을 본진 중단 타워에서 끊어냈고 여세를 몰아 내셔남작 사냥에도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되찾아왔다. 8-10으로 뒤지던 48분경 전투에서도 멋지게 승리하면서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scrapper@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