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럽지 않은 넥센 히어로즈 타선이 내년 시즌 더 무서워진다.
넥센은 올 시즌 팀 홈런 125개를 기록하며 해당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팀당 경기수가 128경기였으니 거의 1경기당 1개씩의 홈런이 나온 셈이다. 최하위인 한화(47개)보다 약 2.66배나 많았다. 2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가 37개를 쳤고 강정호가 22개, 이성열이 18개, 김민성이 15개를 때려냈다.
올 시즌 넥센의 홈런은 무엇보다 강력한 무기였다. 넥센이 올해 4위(.272)의 팀 타율, 5위(4.12)의 팀 평균자책점으로도 정규 시즌 3위라는 호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상대 투수들을 두렵게 한 장타력이 한 몫을 단단히 했다. 넥센은 올 겨울 거포형 내야수 윤석민까지 영입하며 대포 군단의 이미지를 굳혔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내년 시즌 성적을 위해서 "기존 선수들의 성적 유지"를 가장 강조했다. 염 감독은 "올해 우리가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박병호, 강정호 등 기존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준 가운데 김민성, 문우람 등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지금 선수들이 올해만큼 해줘야 더 좋은 성적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넥센 선수들은 올 시즌을 보낸 뒤 더욱 더 혹독한 훈련에 들어갔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목동구장에서 웨이트를 기본으로 하는 체력 보강 훈련에 한창이다. 올 시즌 웨이트를 통해 몸을 키운 김민성이 잠재력을 폭발시키면서 선수의 훈련 집중력도 높아졌다. 특히 박병호는 "야구선수는 3년은 해야 제 실력으로 인정받는 것"이라며 다시 이를 악물고 가장 먼저 야구장에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염 감독이 우려하는 것은 홈런 일변도로 갈 수 있는 득점력이다. 염 감독은 "우리가 크게 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장민석이 두산으로 가면서 기동력은 오히려 줄었다. 그것을 만회할 수 있는 다양한 작전을 더욱 연구해야 할 것"이라며 팀컬러가 '빅볼'로만 굳어지는 것을 경계했다.
올 시즌 넥센의 야구를 가장 잘 보여준 경기는 7월 5일 목동 넥센전이다. 이날 넥센은 LG에 뒤져 있었으나 8회 박병호의 극적인 동점 투런포가 터진 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재치있는 삼중 도루로 역전에 성공, 잊을 수 없는 승리를 거뒀다. 넥센이 다시 일발 장타력과 그 속에 허를 찌르는 작전을 갖추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