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공주' 빈자리? 명품 '루비반지'가 말끔하게 채웠다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12.28 10: 17

KBS 2TV 일일드라마 '루비반지'가 시청률 20%대를 돌파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종영을 단 5회 앞둔 '루비반지'는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최고조로 이끌어 올리고 있다.
28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7일 방송된 '루비반지'는 전국기준 20.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처음으로 20%대를 돌파한 자체 최고 시청률. 지난 20일 종영한 MBC '오로라공주'의 마지막회 시청률이자 자체 최고 시청률인 20.2%와 동일한 것으로, 막장 드라마로 불리던 '오로라공주'의 빈자리가 느껴질새 없이 몰아치는 '루비반지'의 저력을 반증하고 있다.
'루비반지'는 얼굴이 뒤바뀐 두 자매 루비(이소연 분)와 루나(임정은 분)의 이야기를 중심축으로 그 안에서 벌어지는 배신과 복수, 또 용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루비반지'는 '오로라공주'의 급이 다른 뜨거운 막장 논란에 가려져 화제성 면에서는 덜 주목받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페이스오프라는 과감한 소재를 이용하면서도 루비와 루나의 복잡한 내면을 깊이 있게 다루며 초반 막장 설정의 벌어진 틈을 차분히 메워 입소문을 탔다.

사실 '루비반지'는 시원한 복수극을 기대했던 시청자에게는 다소 김 새는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자신의 얼굴과 인생을 통째로 빼앗은 동생 루나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언니 루비에게 주변 모든 인물들이 용서를 종용하고 있는 상황. 루나의 몸에 갇힌 루비는 거울 속 언제나 생경한 동생의 얼굴을 보며 홀로 울부짖고 있어 안타까움을 남긴다.
하지만 '루비반지'는 초기의 기획의도를 벗어나지 않는 착실한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 전산 PD는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 '루비반지'는 인간의 욕망을 다루고 그것이 지나칠 때 파멸이 오는 기존 드라마의 틀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가족 시간대에 나가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어느 선을 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인물의 내면을 깊이 있게 다루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루비반지'가 타인에 대한 복수보다 내면의 갈등을 조명하며 발전 없는 전개를 이어갈 때도, 전PD는 두 여배우의 표정 변화를 타이트하게 담아내며 연출을 통한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이어가 시청자의 시선을 붙들었다. 2인 2역을 훌륭히 소화해낸 이소연, 임정은 두 여배우의 명품 연기와 '젊은이의 양지', '파랑새는 있다', '내일은 사랑', '천사의 키스' 등 굵직한 작품을 연출, '왕의 귀환'이라고도 불렸던 전PD의 연출은 막장 설정의 '루비반지'도 명품으로 만들어내 기대에 부응했다는 평이다.
긍정적 의미의 야망과 지나친 욕망의 경계, 얼굴과 마음이 분리된 극단적인 상황 설정 등 막장 통속극으로 치부될 수 있는 '루비반지'를 명품 반지로 세공해낸 배우와 연출의 노력은 뜬금없는 설정의 연속으로 퇴출 운동까지 야기하며 논란 속 시청률 20%대를 돌파한 '오로라공주'와는 또 다른 성과로 시선을 끈다. '루비반지'는 오는 2014년 1월 3일 종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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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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