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웰에게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유도훈 감독의 의중이 적중했다. 전자랜드에서 매 경기 20점을 해줄 수 있는 선수는 포웰이 유일하다. 팀의 득점력이 떨어지다 보니 전반기 포웰의 기용시간이 자연스레 늘었다. 결과적으로 포웰의 체력이 빨리 떨어지는 단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유도훈 감독은 후반기 변수로 포웰의 체력부담을 들었다. 유 감독은 “후반기는 부상이 변수다. 포웰의 체력을 아끼려면 찰스 로드의 몸이 더 올라와야 한다. 함누리도 상무에서 돌아오면 포워드 운용이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웰의 높이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주태수에 대해선 “1월 중순이나 말쯤에 돌아온다. 아마 1월 20일에서 30일 사이에 될 것 같다. 주태수는 외국선수와 몸싸움에서 견딜 수 있는 선수”라며 복귀를 애타게 기다렸다.
전자랜드는 포웰이 25점 이상을 올렸을 때 4승 1패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포웰이 20점 이하를 넣으면 승률이 7승 6패로 뚝 떨어진다. 포웰이 15점 이하로 부진했을 때는 3승 7패에 불과했다. 전자랜드는 전반기 포웰의 활약으로 그럭저럭 버텼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찰스 로드와 국내선수들이 포웰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지난 25일 KCC전이 좋은 예다. 찰스 로드(17점, 8리바운드), 정영삼(14점), 차바위(13점), 김지완(11점) 등 여러 선수가 고르게 터진 전자랜드는 86-61로 완승을 거뒀다. 포웰은 20분 25초 동안 13점을 올린 뒤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전자랜드가 후반기 6강에 가려면 이런 경기가 많아져야 한다.
28일 KGC전에서 로드의 활약이 빛났다. 숀 에반스가 4반칙으로 물러난 3쿼터 로드는 오세근과 대결하면서 6점을 몰아쳤다. 천하의 오세근도 몸이 온전치 않아 로드에게 여러 차례 블록슛을 얻어맞았다. 포웰은 해결사로 나서 4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포웰(20점)과 로드(15점)는 35점을 합작했다.
경기 후 유도훈 감독은 “국내선수가 나왔을 때 로드를 이용하려고 했다. 포웰의 컨디션을 고려해서 일찍 교체했다. 골밑이 약하다고 집중공략을 하면 또 집중수비가 나온다. 운영의 묘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로드는 “에반스가 파울 트러블에 걸려서 골밑을 공략하려고 했다. 내게 더블팀이 붙으면서 외곽에 더 많은 공격기회가 생겼다. 어쩔 때는 슛이 들어갔는데 어쩔 때는 그렇지 못했다”면서 경기내용에 만족했다. 로드가 힘을 낼수록 포웰은 4쿼터에 더 막강해진다. 전자랜드는 비로소 최강외인 조합을 가동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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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