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사' 신원호PD "속편에 더 큰 응답받아 행복"[인터뷰]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12.29 08: 09

"시청자들에 응답받은 기분, 너무 감사하다."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성나정(고아라 분)과 쓰레기(김재준, 정우 분) 부부의 현재와 이들을 둘러싼 신촌 하숙집 식구들의 모습을 훈훈하게 그려내며 종영했다.
최종회에서는 그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성나정 남편의 정체가 쓰레기(김재준)이란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2013년 두 사람이 세 아이의 부모가 되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모습이 등장했다. 또 과거(2000년) 쓰레기에 대한 성나정의 일편단심을 알고 애써 자신의 짝사랑을 끝냈던 칠봉(김선준, 유연석 분)의 현재는 또 다른 사랑을 만나 결혼을 하고 메이저 리그를 떠나 서울 쌍둥이에서 활약하는 것으로 그려졌다. 청춘의 계절, 치열했던 삼각관계로 얽혔던 세 사람은 내일 모레면 마흔이 되는 2013년 연말, 누구보다 끈끈하고 소중한 인연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28일 밤 최종회 방송이 끝난 직후 신원호 PD로부터 짧지만 묵직한 소회를 전해 들었다.
신 PD는 방송 직후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너무 힘들어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막상 이렇게 최종회를 보고 나니 기분이 묘하다"며 "내일부터 저 현장에 갈 수 없다니.. 잘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연출이라는 게 힘들면서도 재미있고 뭔가를 만들어냈을 때의 뿌듯함으로 버텨나가는 일인데 이번엔 육체적인 고통이 정신적인 보람과 쾌감을 압도한 적도 있었다"며 "그래서 많이 힘들었다. 전편('응답하라 1997')에 비해 사이즈나 스케일이 워낙 커진 상태라 힘에 부치는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드라마를 끝낸 지금, 당장이라도 현장으로 달려가고 싶다고. 그는 "어느 작품을 끝낼 때나 이 기분은 똑같은 것 같다. 빨리 현장 가고 싶단 생각밖에 안 든다"고 밝히며 웃었다.
신 PD는 이번 작품의 성과와 의미에 대해 "다들 잘 되는 속편은 없다고, 저것도 안 될거라고 말들을 했다. 시작 전엔 우리 역시 전편을 뛰어넘는 것까진 기대하지 않았을 정도다. 그런데 작년보다 시청률 성적 면에서도 더 좋은 결과를 얻었고 무엇보다 전편에 비해 훨씬 시청자들과 주변의 반응을 더 강렬하게 체감했던 것이 특히 행복했다"며 "부모 마음 비슷한 심정으로 출연한 배우들이 한명도 빠짐없이 우리 드라마를 통해 잘 된 것 같아 더욱 다행이다"라고 요약했다.
반면 아쉬운 점에 대해서는 "대본 작업부터 촬영, 편집 등 좀 더 여유를 갖고 할 수 있었다면.. 다음에 또 드라마를 하게 된다면 이젠 더 여유 있게 시작해 대비 해야한다고 절감했다"며 "일주일동안 180분 분량을 회의하고 촬영하고 편집해야 했다. 아쉬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성나정의 남편을 쓰레기로 정한 결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열려있던 부분이지만 자연스럽게 흘러온 것 같다"며 "(이우정) 작가나 나나 불편한 내용은 좋아하지 않으니까. 자연스럽게 쓰레기로 결말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신 PD와 제작진이 무엇보다도 기쁜 부분은 따로 있다고 했다. "악역 캐릭터 없이 우리들, 사람들 살아가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며 "멜로 부분에서 삼각, 사각 구도도 있긴 했지만. 등장인물 모두의 사랑과 삶을 다뤄주고 싶었는데 그렇게 마무리가 된 것 같아 의의를 두고 싶다. 시청자들이 멜로에만 편중되지 않고 우리가 정말로 하고 싶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응답해준 느낌, 그 응답받은 느낌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0월 18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응답하라 1994'는 전작인 '응답하라 1997'의 흥행을 넘어서는 인기를 누리며 시청률 10% 선을 돌파했다.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 등 제작진의 환상 팀워크가 빛난 가운데 정우 고아라 유연석 김성균 도희 손호준 바로 등 숨어있거나 이제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이들을 대세 배우, 인기 스타로 부상하게 했다.
여주인공 남편의 정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1994년으로부터 시작되는 대중문화와 경제, 정치 등 시대상을 다룬 구성과 코드 등이 전작과 상당히 흡사했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전혀 다른 캐릭터들과 에피소드들을 적절히 배치, 활용하면서 변화를 주고 흥미를 더해 호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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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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