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핑크빛이다.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청춘 남녀 커플들 뿐 아니라 느린 걸음으로 서로를 향해 다가가는 황혼기 커플, 결혼을 한 후에야 진짜 사랑을 깨달아 가는 중년의 부부까지. MBC 주말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극본 최현경 연출 김남원 애쉬번)에서는 드라마의 제목처럼 서로를 사랑하고, 사랑해 가는 방법을 깨달아 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그려져 막장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주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극본 최현경 연출 김남원 애쉬번)에서는 각자 새로운 상대에게 조금씩 더 마음을 열어가는 정재민(이상엽 분)과 송미주(홍수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더불어 정재민의 누나 정유진(유호정 분)은 자신의 내면에 있던 상처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동시에 변함없이 사랑해줬던 남편 강성훈(김승수 분)에게 마음을 열어가기 시작했다.
이날 재민은 자신을 향해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펼쳐왔던 은하경(신다은 분)과 본격적인 ‘밀당’(밀고 당기기)에 들어갔다. 그는 영화를 보러 가자는 은하경의 말에 “내가 보러 가주겠다”며 허세를 보이는가 하면, 은하경과 시비가 붙은 커플을 카리스마로 제압하며 그의 곁을 든든히 지켜줬다. 그간 은하경에게 “무섭다” 이상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재민이지만, 점점 더 당돌하면서도 귀여운 은하경의 매력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정재민 보다 앞서 새로운 연인을 만난 송미주 역시 그의 새 연인 은하림(서지석 분)과 더욱 가까워졌다. 그는 크리스마스 날 자신의 집에 은하림을 데리고 가 가족들에게 그를 소개시켰는가 하면 요리사인 그의 옆에서 메뉴 개발을 도우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사랑이 주는 기분 좋은 설렘에 취해있는 것은 젊은이들만이 아니었다. 정현수(박근형 분)의 과거 외도 사실 때문에 실망하고 있었던 홍순애(차화연 분)는 진심어린 정현수의 마음에 감동해 다시 ‘애정 모드’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함께 홍순애의 집을 방문했는가 하면 서로의 목도리 등을 챙겨주며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한 차례 위기를 겪었던 정유진-강성훈 역시 다시금 금슬 좋은 부부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버지의 과거 외도 사실로 상처를 받았던 정유진은 자신의 그런 면을 깨닫고 남편에게 한걸음 먼저 다가갔다. 과거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곳은 버스 정류장이었고, 정유진은 이를 기억해 내며 남편과 함께 다시 연애를 하는 듯한 연인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앞서 “조건을 보고 결혼했다”며 아버지 정현수에게 고백한 유호정은 오랜 시간 자신만을 바라봐 준 남편에게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사실 늘 불안했다. 당신이 날 사랑한다 할수록 우리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확인하면 할수록 불안했다. 이 행복이 깨질까 조바심쳤다”라고 속내를 털어놓는 유진의 모습에 강성훈은 감동을 했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차 속에서 낭만적인 키스를 하며 이제야 연애를 시작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설렘을 줬다.
더불어 '사랑해서 남주나'의 사고뭉치 송호섭(강석우 분) 역시 철이 들었다. 놀기만 좋아하던 그는 크리스마스 날 즐겨찾는 콜라텍 댄스대회에 나가 상금을 탔고, 그 돈을 아내 이연희(김나운 분)와 딸 송은주(남보라 분)에게 줬다. 그는 자신의 옷을 사다가도 아내의 낡아빠진 겉옷을 떠올리며 어쩔 수 없이 아내의 옷을 샀고, "내가 죽을 때가 됐나 보다"라며 스스로도 변한 자신의 모습을 멋쩍어했다. 남편으로부터 처음으로 선물을 받은 이연희는 "당신 마음이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이처럼 '사랑해서 남주나' 속 인물들은 조금씩 성장해 가며 서로를 사랑해간다. 이는 극적인 전개와 비상식적인 설정들이 가득한 일명 막장 드라마가 판치는 요즘 추세에서 흔히 찾아보기 힘든 스토리와 전개다. 청정극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닌 것. 날이 갈수록 더 사랑스러워져 가는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더 큰 사랑을 받게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사랑해서 남주나'는 인생의 황혼기에서 새로운 로맨스를 꿈꾸는 이들과 좌충우돌 부딪히며 상장해 나가는 청춘들의 사랑, 가족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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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서 남주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