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확하게 정영삼에게 패스했다!”
‘괴짜선수’ 찰스 로드(28, 전자랜드)의 얼굴에 요즘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모처럼 농구도 잘되고 팀도 잘나가기 때문이다. 인천 전자랜드는 28일 KGC인삼공사를 65-62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로드는 15점을 올리며 팀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요즘 로드는 재밌는 장면을 많이 연출하고 있다. 지난 25일 KCC전 3쿼터에서 전자랜드는 속공에 나섰다. 드리블을 치던 김지완은 신명호의 수비에 막히자 엉겁결에 등 뒤로 공을 놓쳤다. 그런데 이 공은 달려가던 로드에게 전달됐다.

이 때 임재현이 다이빙을 하면서 로드의 공을 가로채려고 했다. 로드는 비하인드백 패스(Behind back pass)로 공을 정확하게 골밑의 정영삼에게 전달했다. 정영삼은 다시 한 번 등 뒤로 패스를 해서 로드에게 공을 줬고, 로드의 덩크슛으로 득점이 마무리됐다. 3연속 비하인드 백패스라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과연 의도적인 플레이였을까.
28일 경기 후 로드를 만나 의문을 풀었다. 로드는 “JI(김지완)는 그냥 공을 잃어버렸다. 확실하게 놓쳤다. 어쩌다보니 패스가 됐다. 하지만 난 정확하게 정영삼에게 패스를 했다. 정영삼도 비하인드 백패스로 나한테 공을 줬는데 어설픈 배드패스(Bad pass)였다”면서 껄껄 웃었다. 로드는 자기는 정확하게 의도적으로 패스를 했다면서 재차 강조했다.
같은 장면을 유도훈 감독에게 물었더니 “운이지 뭐. 운이라도 들어갔으니 다행이다. 잘되는 날에는 그런 장면도 나온다”면서 웃었다.
로드가 억울했던 장면도 있었다. 28일 KGC전 3퀕 종료직전 오세근의 슛을 정확하게 블록했지만 심판이 파울로 선언한 것. 로드는 “팀을 위해서 블록슛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심판의 판정을 존중한다. 오세근과는 KT시절에도 많이 해봤다. 좋은 선수고 존경한다”며 의외로 성숙한 대답을 했다.
로드가 KT시절 야수본능을 되찾으면서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의 체력을 아끼는 이중효과를 보고 있다. 포웰은 KGC전 4쿼터 10점을 몰아치는 등 20점을 넣었다. 로드는 “데릭 로즈나 러셀 웨스트브룩처럼 부상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 비시즌 재활운동을 열심히 했다. KT시절 열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