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덴헐크 두 자릿수 달성 여부, 퀵모션에 달려 있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12.29 08: 22

외국인 투수가 국내 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해 빠른 퀵모션은 필수 조건. 구위가 뛰어나도 퀵모션이 느리면 고전하기 마련이다. 국내 무대에 연착륙한 릭 밴덴헐크(28, 삼성) 또한 마찬가지.
네덜란드 출신 밴덴헐크는 올 시즌 국내 무대에 입성한 뒤 느린 퀵모션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기 13차례 마운드에 올라 24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도루 저지는 2차례에 불과했다. 그러다 보니 누상에 주자가 나가면 흔들리기 십상.
주자 견제에 신경을 쓰다보니 타자와의 승부에서 집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주자가 없을때 피안타율은 2할1푼9리에 불과했으나 주자가 있을때 피안타율은 2할6푼8리로 치솟았다.

류중일 감독은 "밴덴헐크는 투구할때 몸을 조금 꼬으며 힘을 모았다가 던지는 스타일이라 퀵모션이 빨라지는 게 쉽지 않다"며 "퀵모션이라는 게 그런 동작을 하지 않고 곧바로 발을 뻗어서 던지는 건데 그렇게 되면 밴덴헐크가 제 공을 던지기 쉽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밴덴헐크는 전반기 때 구위 재조정을 위해 1군 엔트리에서 빠지기도 했다. 그는 카도쿠라 겐 인스트럭터의 집중 지도를 받으며 퀵모션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후반기 11경기에서 도루 시도가 6차례로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이 가운데 도루 허용은 5차례, 저지는 1차례.
밴덴헐크는 투구할때 왼쪽 어깨가 많이 닫혀 있어 팔 스윙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퀵모션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구위가 향상되기도.
그동안 류 감독은 "밴덴헐크가 위에서 아래로 던져야 하는데 옆으로 돌아 나왔다"고 투구 자세를 지적하기도 했다. 카도쿠라 겐 인스트럭터는 "밴덴헐크의 퀵모션을 수정하다보니 자연스레 팔 위치가 높아졌다"고 했다. 후반기 호투의 비결이기도 하다.
네덜란드 출국을 앞두고 "한국에서 얻은 게 정말 많다. 주자 견제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이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던 밴덴헐크는 "올 시즌 퀵모션을 보완한 덕분에 후반기 들어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아직은 만족할 만큼의 수준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전훈 캠프를 통해 퀵모션을 더욱 보완하고 변화구 또한 더욱 위력적으로 만들 생각이다. 그렇게 된다면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류 감독은 "밴덴헐크가 내년 시즌 10승 이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밴덴헐크가 퀵모션을 좀 더 보완할 경우 류 감독이 그토록 바라던 외인 특급 선발의 면모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그렇게 된다면 15승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