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출신 3인방, 2014년 명예 회복 성공할까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12.29 13: 56

어느새 2013년의 끝자락이다. 다사다난했던 올해를 잊고 더욱 희망찬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이승엽(삼성), 김태균(한화), 김상현(SK) 등 홈런왕 출신 3인방이 그 주인공. 이들에게 2013년은 아쉬움이 짙은 한해였다. 내년 만큼은 이름 석 자를 제대로 알리며 명예 회복에 나설 각오다.
타율 2할5푼3리(443타수 112안타) 13홈런 69타점 62득점. '국민타자' 이승엽의 올 시즌 성적이다. 개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을 갈아 치우는 등 한국 프로야구사에 한 획을 그었으나 지금껏 그가 보여줬던 활약과는 거리가 멀었다. WBC 대표팀에 참가하기 위해 예년보다 일찍 컨디션을 끌어 올린 게 독이 됐다는 평가. 그러다 보니 정상 컨디션을 발휘할 수 없었다. 그리고 허리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이승엽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1할4푼8리(27타수 4안타)로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두산을 꺾고 사상 첫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하지만 우승의 순간에도 이승엽은 마음껏 웃지 못했다. 그는 "후배들의 활약으로 우승할 수 있었다. 후배들이 자랑스럽다"며 "내년에 다시 기회가 온다면 내 이름을 되찾겠다"고 칼을 갈았다.

홈런왕 출신 김성래 수석 코치는 "이승엽이 올 시즌 경험을 통해 내년에 더 잘 할 것"이라며 "홈런왕 등극도 가능하다. 30홈런은 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김태균은 타율 3할1푼9리(345타수 110안타) 10홈런 52타점 41득점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출루율 1위 등극과 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 김태균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초반부터 너무 앞만 보고 달렸다. 팀 성적에만 너무 신경 쓰다 보니 여유가 없었고 쉽게 풀리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털어 놓았다.
올 시즌 주장 중책을 맡았던 그는 팀이 개막 13연패로 무너지며 전체적으로 여유를 잃었고 안팎에서 쫓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안 좋은 상황에서 수렁에 빠졌다. 갈비뼈 부상으로 한 달간 전력에서 빠졌지만 앞만 보고 달렸던 예전과는 달리 뒤를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얻었다.
"타격 밸런스라든지 내가 하는 야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내년 시즌에 대한 희망을 갖고 기약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는 게 그의 말이다. 정규시즌 9위로 마감한 한화는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정근우(내야수)와 이용규(외야수)를 품에 안았다. 이들의 가세 속에 김태균의 타점 생산도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009년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던 김상현 또한 마찬가지. 2009년 홈런(36)-타점(127)-장타율(.632) 부문 1위에 오르며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김상현은 이후 부상과 부진 속에 하향 곡선을 그렸다. 그리고 올 시즌 도중 KIA에서 SK로 트레이드되기도. 올 시즌 113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3푼6리(322타수 76안타) 7홈런 37타점 39득점을 거뒀다.
김상현은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를 통해 변화를 꾀했다. 그동안 큰 스윙으로 일관했던 그는 짧은 스윙으로 정확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메이저리그 출신 거포 내야수 루크 스캇의 가세 속에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자칫 하면 벤치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더욱 더 독기를 품을 수 밖에.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긴다면 다른 문제는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이승엽, 김태균, 김상현 등 홈런왕 출신 3인방이 올 시즌의 아쉬움을 잊고 내년에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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