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이 급조된 여행임에도 큰 웃음을 터뜨렸다. 방송을 시작한 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내공이 느껴지는 돌발 여행이었다.
29일 오후 방송된 '1박2일'에서는 전북 남원으로 돌발 여행을 떠나게 된 멤버들의 첫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사실 이들이 향하려 한 곳이 처음부터 남원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멤버들은 섬으로 떠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여객터미널로 모였지만 기상 악화로 배를 띄우지 못하자 그 곳에서 발이 묶여 버렸다. 제작진은 마땅한 예비책도 없는 상황. 그러나 멤버들은 이런 상황에도 해맑게 웃으며 도시락을 먹었다. 어린 아이같이 천진난만한 이들의 모습에 보는 이들의 마음도 밝아졌다.

결국 멤버들이 결정한 여행 장소는 남원. 백여명의 스태프들을 끌고 무작정 남원 소재의 동사무소로 간 멤버들은 그 곳에서 여행 계획을 세웠다. 숙소를 정하고 무작정 차를 몰았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남원의 명소 광한루였고, 이 곳에서 정준영과 멤버들은 신입PD를 상대로 한 사진 사기극으로 용돈 2만원을 얻어내기도 했다. 계획에 차질이 생겨 곤란에 빠진 이들의 모습으로는 볼 수 없는 해맑음이었다. 숙소로 가는 동안에도 맏형 김주혁을 놀리기 위한 '눈두덩이 맞기' 게임도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숙소에서는 평범하지만 신나는 게임이 이어졌다. 비닐을 눈썰매처럼 타고 깃발 뽑기, 코끼리코를 한 뒤 눈싸움하기 등 단순한 대결이 펼쳐졌다. 화려하진 않지만 리얼하고 큰 웃음을 주는 '1박2일' 다운 게임들이었다.
'1박2일' 시즌3는 출범한 지 이제야 한 달을 채우고 있다. 그러나 멤버들은 벌써 가족 혹은 친구, 동료가 됐다. 캐릭터는 확실히 자리잡았고, 힘을 빼고도 웃음을 만들어낸다. 익숙한 '1박2일'의 모습 속에서 새로움도 엿보인다. 예능 초보 김주혁, 떠오르는 예능 스타 정준영-데프콘 등은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번 돌발 여행은 '1박2일'이 불과 한 달 만에 쌓은 내공을 여실히 느끼게 해줬다. 당황한 기색 없이 발길 이끄는 대로, 주어진 환경이 있으면 있는 대로 혹은 없으면 없는 대로 '1박2일'은 순조롭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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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