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개콘-시청률의 제왕', 이쯤되면 패러디 끝판왕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12.30 07: 34

 KBS 2TV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시청률의 제왕’이 막장 드라마 패러디로 웃음의 정점을 찍을 기세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개그콘서트-시청률의 제왕’(이하 ‘시청률의 제왕’)에서는 지난 20일 종영한 MBC 드라마 ‘오로라공주’ 패러디가 등장했다. 그간 여러 번 이 코너에서 다루곤 하던 드라마이지만 이번엔 유독 특별했다. ‘오로라 공주’의 여주인공 전소민이 등장해 ‘오로라공주’를 비틀어 풍자했기 때문이다.
‘시청률의 제왕’에서는 ‘오로라공주’가 빚은 논란을 웃음으로 비틀었다. 전소민은 개 인형을 데리고 와서 떡대라고 칭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브라우니 인형 아니냐”고 하자 팔과 다리를 세차게 떨었다. 여배우의 연기라고 하기엔 다소 격정적인 코믹 열연이었다.

이어 전소민은 떡대에게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냐”면서 병원에 가자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개 인형 옆에는 ‘오로라공주’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풍선이 등장, “암세포도 생명이다”는 ‘오로라공주’ 최고의 명대사(?)가 나왔다. 이에 전소민이 패러디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개 인형을 내리치며 “개소리”라며 비웃었다.
패러디는 ‘임성한의 데스노트’로 이어졌다. ‘오로라공주’는 열명이 넘는 등장인물들이 죽거나 사라졌다. 갑작스런 급사나 도미 등이 그 이유였다. 이러한 황당한 죽음은 개 떡대나 남자주인공 황마마(오창석 분)에게도 다가왔다. 이에 대해 네티즌은 임성한 작가의 데스노트라며 조소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시청률의 제왕’ 속에서 짧고도 화끈하게 풍자됐다. 극 중 시청률에 목숨을 거는 박대표 박성광이 인물들에게 모두 죽을 것을 종용하며 “여주인공 주변 인물들은 다 죽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죽음은 떡대로 등장한 개 인형의 몫이었다.
그동안 ‘시청률의 제왕’은 시청자의 탄성을 자아내는 코믹하고도 날카로운 패러디로 사랑받았다. 막장드라마의 스테디셀링과 맞물려 그 소재는 무궁무진했고, 그 덕분인지 ‘시청률의 제왕’은 지난 4월 첫 선을 보인 이후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리고 이날 방송에서 보여준 전소민의 ‘오로라공주’ 패러디는 ‘시청률의 제왕’이 보여줄 수 있는 패러디의 한계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아직 종영한 지 열흘 가량이 지난 드라마의, 그것도 방송 당시 온갖 화제란 화제는 다 모았던 드라마의, 여주인공 당사자가 직접 자신의 출연작을 개그 소재로 사용한다는 것은 ‘시청률의 제왕’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쯤 되니 ‘시청률의 제왕’이 또 어떤 패러디로 시청자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줄지 더욱 관심이 쏠린다. 오로라 전소민의 ‘오로라공주’ 패러디를 뛰어넘는 장면이 등장할 수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은 매주 일요일 ‘개그콘서트’에 채널을 고정시킬 수밖에 없는 이유다.
mewolong@osen.co.kr
'개그콘서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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