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은 말 할 것 같아요? 나쁜 말 할 것 같아요?"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 -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3'(이하 K팝스타3) 심사위원 양현석이 요물 같은 입담으로 프로그램을 들었다 놨다하고 있다. 양현석 특유의 "내가 어떤 말을 할 것 같냐"는 질문은 참가자들의 심장을 쿵 떨어지게 만드는 묘한 마력을 가졌다. 좋은 말을 들은 참가자들은 하늘을 훨훨 날지만, 나쁜 말을 들은 참가자는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한다.
지난 29일 방송된 'K팝스타3'에서 양현석의 입담은 유독 빛났다. 그는 김아현의 자작곡 '겟 아웃 오브 유어 프레임(Get Out of Your Frame)'을 들은 후 "가사를 아예 안들었다. 무슨 맛인지 몰라도 맛이 좋은 음료수를 마신 것 같았다. 가사를 몰라도 정말 좋았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금세 심사위원 박진영이 "노래 제목을 쉬운 영어 단어, 아니면 한국어로 하면 좋겠다"고 조언하자 마음을 바꿨다. "맞다. 듣기 귀찮아서 내가 가사를 안 들었나보다"고 맞장구 쳐 웃음을 자아냈다.

양현석은 의외의 가창력으로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그는 유재하의 곡 '사랑하기 때문에'를 부른 정진우를 평가하다 후렴구 '하지만 이제 깨달아요'를 흥얼거렸다. 이 소리를 들은 박진영이 "형 노래 잘한다"고 칭찬하자, 양현석은 "노래 잘하죠? 나 노래 잘해요. 음정 정확하죠?"라고 잘난 척을 하며 개구진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박진영이 미국에서 온 참가자에게 영어로 말을 걸자 가장 크게 반발한 사람도 양현석이었다. 평소 참가자들이 박진영의 노래를 부르면 "박진영 씨보다 잘했다"며 놀리는 양현석은 이날도 "왜 굳이 영어로 말하나 싶었다. 저 분 한국어 잘한다"고 콕 집어 웃음바다가 됐다.
그렇다고 양현석이 우스개 소리만 하는 무른 심사위원은 아니다. 그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반드시 말하고야 마는 냉철함을 가지고 있다. 이날 노래를 부른 조윤경은 박진영, 유희열로부터 호평을 샀으나 양현석의 혹평을 받았던 인물이다. 오기가 발동한 조윤경은 양현석으로부터 1대1 트레이닝을 받았고, 이번 무대에서 단점을 극복한 인상을 줘 눈길을 끌었다.
앞으로 'K팝스타3'는 팀 미션에 돌입한다. 총 49팀에 이르는 참가자들은 각자 팀에 속해 개인의 기량과 팀의 하모니를 동시에 심사위원에게 어필해야 한다. 자연히 심사위원의 예리한 평가가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하모니 속에서 개인의 목소리를 찾아내고, 동시에 노래를 이끌어 가는 역할, 서포트 하는 역할을 나누어 평가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한편 이날 'K팝스타3'에서는 먼저 R(김아란, 최유리, 알멩)과 EQ(버나드 박, 김기련, 샘 김)의 무대를 공개했다. R은 변진섭의 곡 '희망사항'을 유머러스하게 편곡해 호평을 샀고, EQ는 완성도 높은 보컬라인으로 심사위원을 만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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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3'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