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재능이 행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일까. 야시엘 푸이그(23, LA 다저스)의 속도위반 사건을 놓고 또 한 번 미국이 시끄럽다. 더 이상의 일탈행위는 선수 생명에 썩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시각이 대부분이다. LA 다저스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푸이그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거주지 근처인 플로리다주의 한 고속도로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타고 과속을 하다 경찰에 체포된 사실이 알려져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현지 언론은 지역 경찰서의 말을 인용, “푸이그가 110마일(177㎞)로 달리다 체포됐다”라고 전했다. 제한 속도는 70마일(112.6㎞)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A 다저스는 즉각 성명을 발표해 진화에 나섰다. 다저스 구단은 30일 공식발표를 통해 "푸이그와 대화를 나눴고 그의 최근 행동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면서 "이는 우리에게 매우 중대한 이슈다. 우리는 앞으로 그에 대한 교육을 계속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돕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재발방지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쉽게 가라앉을 화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미 푸이그가 같은 사고 경력이 있다는 것이다. 푸이그는 메이저리그(MLB) 승격 전인 지난 4월 속도위반으로 체포된 전과가 있다. 당시 50마일(80.5㎞) 속도 제한 구역에서 무려 97마일(156㎞) 속도를 낸 것으로 알려져 이슈를 만들었다. 여기에 푸이그는 당시 임시 면허밖에 없던 상태였고 보험 증서를 차량에 휴대하지 않는 등 여러 측면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MLB 승격 전부터 한 차례 홍역을 치른 것이었다.
푸이그가 ‘재범’이 되자 미 현지의 여론도 싸늘해졌다. 가뜩이나 루키에게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MLB의 풍토인데 이처럼 돌발 행동을 일삼자 이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가중처벌의 기미도 보인다. 이번 속도위반 논란은 올해 푸이그가 경기장에서 벌였던 몇몇 ‘건방져 보이는’ 행동들까지 다시 들춰내는 계기가 됐다. 속도위반 한 번에 잊히는 가 했던 그간의 행동들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미 스포츠웹진인 은 이처럼 자신의 행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푸이그의 모습이 자칫 잘못하면 그의 선수로서의 가치까지 깎아먹을 수 있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은 푸이그의 재능이 걸출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렇게 좋지 않은 행동과 상대에 대해 존중 없는 모습, 그리고 체포되는 모습은 푸이그의 재능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라며 “그의 잘못된 경로가 이어질 경우 행실 때문에 그의 재능을 낭비하는 역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은 “푸이그는 아직 어리고 그간의 비판을 만회할 만한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다. 하지만 만약 이런 행동이 계속된다면 사람들은 그가 경기장에서 보여준 것보다 말썽꾸러기(troublemaker)의 이미지를 더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푸이그의 행동을 나무랐다.
한편 시즌 중 상대 선수들과의 충돌 때도 비교적 푸이그를 감쌌던 지역 언론과 팬 블로그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 FOX스포츠>의 컬럼니스트이자 다저스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블로그를 운영 중인 채드 모리야마는 자신의 트위터에 “푸이그의 속도위반 체포가 가장 나쁜 짓은 아니었지만 그를 옹호할 필요는 전혀 없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과연 푸이그는 달라진 모습으로 2014년을 맞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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