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아시아 돌풍이 뜨겁다. 시즌 중 많은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이제는 당당한 ‘세력군’이 된 가운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태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추신수(31)에 이어 이제는 다나카 마사히로(25)다.
FA시장도 야수 쪽은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몇몇 수준급 선수들이 아직 계약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빅3’로 손꼽혔던 선수들이 모두 제 가격을 받으며 유니폼을 갈아입었기 때문이다. 로빈슨 카노(시애틀, 10년 2억4000만 달러), 제이코비 엘스버리(뉴욕 양키스, 7년 1억5300만 달러), 추신수(텍사스, 7년 1억3000만 달러)라는 거물급 선수들이 속속 계약을 완료했다.
이 중 가장 늦게 계약을 마무리한 추신수는 한동안 MLB FA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최대어였다. 카노, 엘스버리보다 더 오랜 기간 미 언론의 이슈면을 장악한 선수였다. 결국 텍사스와 거액의 계약을 맺으며 해피엔딩을 이뤄냈다. 상대적으로 마지막까지 시장에 남아 있었다는 점 때문에 주목도는 엄청난 계약을 성사시킨 카노나 추신수보다 더 높은 금액에 계약한 엘스버리에 못지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돌풍은 아직 끝나지 않은 모습이다. 추신수가 오랜 기간 MLB에서 활약한 아시아 출신의 대표 스타였다면 이제 태평양을 건너 또 하나의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 다나카가 그 거대한 폭풍을 몰고 올 주인공이다. 천신만고 끝에 소속팀 라쿠텐으로부터 포스팅 절차 허가를 받은 다나카는 이제 투수 FA 시장의 최대어로서 당당히 시장에 등장했다. 다나카의 계약 때문에 맷 가르자, 우발도 히메네스, 어빈 산타나 등 기존 투수 FA 최대어들의 계약이 늦어지고 있을 정도다. 거대한 태풍이 주위를 모두 집어삼키고 있는 모습이다.
개정된 미·일 포스팅 시스템에 따라 다나카의 포스팅 금액은 2000만 달러로 제한된다. 원 소속팀 라쿠텐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상대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팀이 많아진 다나카로서는 개인 연봉에서 큰 득을 볼 것으로 보인다. 연봉 총액만 5~6년 기준으로 1억 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역 언론에 비해 비교적 섣부른 예상을 자제하는 논조인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마저 28일(이하 한국시간) “1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무리는 아니다”라고 인정할 정도다.
현재 다나카 영입전의 최전선에는 뉴욕 양키스와 시애틀 매리너스가 포진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컵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또한 다나카 포스팅 참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28일 일본 언론에서는 현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도 다나카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간 20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이다. 당초 유력한 후보들이었던 LA 다저스와 텍사스 레인저스도 가능성은 낮아졋지만 아직은 변수로 남아 있다는 평가다.
추신수는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처음으로 연봉 총액 1억 달러 이상(7년 1억30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그간 기록은 스즈키 이치로가 2007년 시애틀과 맺은 계약이었던 5년 9000만 달러였다. 포스팅 절차를 밟느라 연봉 총액에서 다소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던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유도 있지만 한 번에 1억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아시아 선수가 두 명이나 배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아시아 파워가 연봉협상 테이블에서도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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