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의 베테랑들은 응답할까.
2014시즌을 맞이하는 KIA의 과제 하나는 세대교체이다. 구단은 지난 9월 '함평 챌린저스 필드'를 완공해 이미 육성모드에 돌입했다. 선동렬 감독은 재계약 마지막 해를 맞지만 젊은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모두들 미래를 보고 있다.
그 세대교체 회오리의 중심에 노장트리오 김상훈(36) 서재응(36) 최희섭(34)이 있다. 김상훈은 주전포수, 서재응은 선발투수, 최희섭은 중심타자로 팀의 주축선수였다. 나란히 2009년 우승의 기쁨도 맛보았다. 김상훈은 주전 마스크를 썼고 최희섭은 33홈런, 100타점을 올린 일등 공신이었다. 그러나 어느덧 나이가 들었고 부진한 성적으로 위기의 남자들이 되었다.

김상훈은 우승과 함께 FA 잭팟도 터트렸지만 이후 3년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고 도루저지율도 급격하게 떨어졌다. 2013시즌 80경기에 나섰지만 163타수에 그쳤다. 신인 이홍구와 백용환에게 마스크를 넘겨주었고 2군에 머무르는 시간도 많아졌다. 내년에도 더욱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한다.
베테랑 서재응은 입단 이후 줄곧 선발진의 한 축이었다. 타선지원을 받지 못해 아쉬운 9승이 있었다. 지난 2012시즌에서는 44이닝 연속 무실점 대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WBC 후유증이 겹치면서 19경기 등판에 그쳤고 5승9패, 방어율 6.94로 부진했다. 내년에는 후배들과 함께 선발경쟁을 벌여야 한다.
최희섭도 2009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었다. 2010년에는 김상현 수술로 인해 고군분투하면서 21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3년 동안 평균 80경기를 넘지 못했고 평균 10홈런이 되지 않았다. 매년 부상에 시달렸고 최희섭의 부진과 공백은 팀 타선에 커다란 주름살을 안겼다.
세 베테랑 선수들은 이번 연봉협상에서도 된서리를 맞았다. 워낙 부진한 탓에 큰소리도 낼수 없었다. 그렇다고 주저 앉지는 않았다. 김상훈과 서재응은 지난 26일 자비를 털어 재활조들이 미니캠프를 차린 괌으로 건너갔다. 최희섭도 무릎 수술을 딛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어쩌면 2014시즌을 맞는 이들은 야구인생의 마지막 승부를 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오기가 생기고 있다. 세대교체도 중요하지만 경험있는 노장도 필요하다. 과연 이들은 돌아올 것인가. 노장 트리오가 KIA의 중요 동력원으로 재작동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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