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기대상, 박원숙·하지원·한지혜 '여왕 3파전'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12.30 13: 52

박원숙·하지원·한지혜…. 2013년 MBC 드라마 왕좌를 차지할 주인공이 오늘(30일) MBC 연기대상에서 가려진다.
이날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서 진행되는 MBC 연기대상에서는 20명의 배우들이 최우수상 및 대상 후보로 지명된 가운데 배우 박원숙과 하지원, 한지혜 등이 대상에 가장 유력한 후보들로 손꼽히고 있다.
올 한 해 MBC 드라마는 시청률이나 화제성 면에서 타 지상파 방송국에 비해 전반적으로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불의 여신 정이’, ‘메디컬 탑팀’ 등의 야심작들이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 ‘남자가 사랑할 때’, ‘7급 공무원’ 등의 드라마가 예상보다 낮은 시청률을 기록해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아야했다.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가 연일 온라인상을 오르내리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여태껏 보지 못한 최고의 막장 드라마 혹은 ‘괴작’(怪作)이라는 수식어가 그리 명예롭지는 않을 터.

그럼에도 전통적으로 시청률의 우위를 점했던 주말드라마와 월화드라마에서는 여전히 몇몇 작품들이 인기를 얻으며 드라마 강국 MBC의 체면을 세워줬다.
주말드라마 인기의 선봉장으로 활약했던 드라마는 ‘백년의 유산’과 ‘금 나와라 뚝딱!’이다. 서울 변두리에서 3대 째 국수공장을 운영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백년의 유산’은 최고의 막장,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시어머니 캐릭터로 인해 화제를 모았다.
배우 유진과 이정진이 주연한 이 드라마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한 스타는 유진의 전 시어머니 역을 맡은 배우 박원숙. 박원숙은 식품회사 회장 방영자 역으로 며느리를 정신병원에 가두고 아들과 며느리 앞에서 철저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중인격 연기를 선보이며 안방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박원숙의 표독스러운 연기는 ‘백년의 유산’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데 큰 보탬이 됐고, 마지막 방송에서 이 드라마는 30%의 고지를 넘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간대는 다르지만 ‘금 나와라 뚝딱!’은 ‘백년의 유산’이 선보였던 ‘막장기’를 제대로 물려받은 작품. 1인 2역과 악덕 시어머니, 배다른 형제들의 암투 등 대놓고 막장 드라마 클리셰를 끌어온 듯한 이 드라마는 그럼에도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활약과 훈훈한 러브라인 등으로 혹평보다는 호평을 더 많이 들었다. 특히 주인공 정몽희와 그의 쌍둥이 언니 유나 역으로 1인 2역을 맡은 한지혜는 서로 다른 캐릭터를 완벽하게 오가는 뛰어난 연기력과 막장 시어머니를 휘어잡는 역할 특유의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올해 MBC에서 공헌도와 인기 면에서 따지면 하지원 역시 눈에 뛰는 활약상을 보였다. 하지원은 하반기 시작한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주인공 기승냥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그는 안정적인 연기력과 탁월한 액션 연기, 멜로 연기로 방송 초반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렸던 드라마의 부정적 요소들을 말끔히 씻어내며 시청률 1위 드라마의 자리에 올려 놓았다. 뿐만 아니라 MBC는 지난해 아직 끝나지 않았던 드라마 '마의'의 조승우에게 대상을 수여한 전적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내년의 활약이 남아있는 하지원에게 대상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방송계 중론.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은 미니시리즈, 특별기획, 연속극 부문으로 나뉘어 시상된다. 특히 최우수상의 후보는 자동으로 대상 후보가 될 예정. 그에 따라 현재 대상 후보로 지명된 배우들은 남자 미니시리즈 부문 후보 권상우(메디컬탑팀), 송승헌(남자가 사랑할 때), 이승기(구가의 서), 남자 특별기획 부문 후보 김재원(스캔들), 조재현(스캔들), 주진모(기황후), 남자 연속극 부문 후보 김주혁(구암 허준), 이재룡(제왕의 딸, 수백향), 이정진(백년의 유산), 여자 미니시리즈 부문 후보 고현정(여왕의 교실), 배수지(구가의 서), 정려원(메디컬탑팀), 최강희(7급공무원), 여자 특별기획 부문 후보 문근영(불의 여신 정이), 신은경(스캔들), 하지원(기황후),  여자 연속극 부문 후보 박원숙(백년의 유산), 유진(백년의 유산), 하희라(잘났어 정말), 한지혜(금나와라 뚝딱) 등이다.
보통 지상파 3사는 연기대상을 선정할 때 연기력과 함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방송사 공헌도와 대중적인 인기가 많은 배우를 이름에 올린다. 위에 언급한 세 여배우는 올 한해  MBC 드라마에서 가장 큰 활약을 보였다. 남자들을 이기는 소위 '기 센' 캐릭터로 사랑받은 세 여배우 중 올 해 드라마 여왕의 자리는 누가 차지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MBC 연기대상은 이날 오후 8시 45분 이승기·한지혜의 사회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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