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입 자동차뿐만 아니라 국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유럽, 특히 독일 브랜드의 파워가 대단하다. 전차군단의 공세에 2000년대 후반 수입차 시장을 주름잡던 일본 업체들이 기를 못펴고 있는 상황이다. 닛산도 그 중 하나인데, 지난 10월 '알티마'와 '큐브'로 누렸던 전성기를 되돌리고자 톡톡튀는 외관이 특징인 '쥬크'를 선보이며 재기에 나섰다.
업체 스스로도 독특한 디자인을 강점으로 꼽은 '쥬크'는 운전석에서도 툭 튀어나와 있는 헤드라이트가 눈에 띈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아 있을 때 전면 유리 시야에 걸리는 헤드라이트의 상단부가 신경이 쓰일 법도 하지만 작은 차체치고 넓은 시야각에 방해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CUV에 속하는 '쥬크'는 기존 SUV에 비해 작은 몸체를 갖고 있다. 하지만 보는 이에 따라 의견은 분분했다. 우선 '쥬크'의 실물을 접한 과반수 이상의 남성들은 겉모습을 보고는 '작다'고 평했으며 여성들의 반응은 '작다'와 '그렇지 않다' 반반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키만 약간 작아 보였다.

'쥬크'에서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부분은 공조시스템과 주행모드 버튼 외에는 모든 것들이 운전대에 있어서 조작성이 매우 편하다는 점이다. 라디오를 비롯해 블루투스, 내비게이션 작동 여부를 운전대에 내장된 버튼을 누른 후 화면 터치로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요즘 별도의 습득이 필요 없어 매우 간편하다.
또한 센터페시아 부분에 잡다한 버튼들이 늘어져 있지 않아 보기에 깔끔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고급 세그먼트의 차량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다소 밋밋하거나 저렴해 보일 수도 있으나 편의성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 하다.

닛산은 '쥬크'의 주요 타깃층으로 20대~30대의 전문직 미혼 남성을 선정했는데, '쥬크'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운전자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운전석과 조수석을 모두 체험해본 동승자는 특히 시트의 편안함을 마음에 들어했다.
뒷좌석을 포함한 내부 공간은 넉넉하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앞좌석은 여유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불편함 없이 탑승 가능하나,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타기에는 다소 불편한 감이 있다. 수납공간은 넉넉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4개로 나뉜 파트들이 깨알같이 제 역할을 수행한다.
올림픽 대로와 동부간선, 강남과 명동, 종로 등 서울 일대를 주말을 포함해 3박 4일 내내 돌아다닌 '쥬크'의 연비는 11km/l 정도로 무난한 선을 기록했다.

'쥬크'는 CUV라는 종목답게 서울 도심에서 운전하기에 너무 가볍지도 않았으며 그렇다고 묵직하지도 않아 운전하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주차 또한 덩치가 크거나 길이가 길지 않아 편리했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과자 상자로 두 박스는 거뜬히 싣고도 공간이 남아 동승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런 면에서 대체적으로 남성에 비해 운전이 미숙한 여성들에게도 '쥬크'는 어려움 없이 운전할 수 있는 모델이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저속구간에서 토크가 2000~3000rpm 사이를 치솟는 것에 비해 속도가 부드럽게 올라가지 않았던 것과 120km/h를 넘자 약간의 바람소리가 들려왔다는 것. 20~30km/h에서 60km/h를 넘어갈 때는 출발선은 넘었는데 발동이 덜 걸린 듯한 느낌이었다.
'쥬크'의 목표 판매량으로 월 200대를 산정한 한국닛산은 유럽에서 워낙 인기가 좋아 초기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신규등록이 10월 92대, 11월 91대에 불과했으나 11월 중순까지 출시 한달만에 예약 물량이 300대가 넘어 국내 시장 출시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이 같은 흐름을 놓치지 않기위해 내년에도 적극적으로 '쥬크'를 알릴 것이라고 밝혔으며 계약 이탈을 막기위해 물량 확보에 전력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fj@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쥬크 앞좌석.

쥬크 뒷좌석.

쥬크 후면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