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TV 연기대상, 이 놈의 불치병 어쩌죠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12.31 12: 28

공동수상 남발-여전한 병폐 '흥미↓'
 여전히 공동수상은 남발됐고, 시상식의 병폐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늘(31일) KBS, SBS 연기대상을 앞둔 지금까지의 시상식은 받을 만한 사람이 받기도 했지만, 상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의례적인 관례 역시 없어지지 않았다는 오명을 남겼다.

지난 30일 진행된 2013 MBC 연기대상에서는 대상 후보가 무려 20명이나 달했지만, 참석한 배우들은 그에 미치지 못했고 온 사람들은 죄다 상을 챙겨갔다. 한 마디로 참석상.
지난 해 '빛과 그림자' 안재욱이 수상해 실패한 논란 같은 사례가 재연되지는 않았지만 공동 수상 시상식이라는 오명은 지워지지 않은 것이다.
문제는 수상 부문이 너무 세분화했다는 것. MBC는 많은 배우들에게 상을 나눠 주기 위해 미니시리즈, 특별기획, 연속극으로 나눠서 상을 줬고, 이 같은 분주한 구분에도 공동 수상은 피해가지 못했다.
시작인 신인상에서부터, 심지어 작가상까지 공동 수상이 이뤄졌다. 아역상은 ‘여왕의 교실’에 출연했던 아역배우들이 대거 싹쓸이 했다.
주요 부문에서 황금연기상은 남녀 3명씩, 총 6명의 수상자가 배출됐다. 김상중, 정보석과 남자 황금연기상을 수상한 조재현은 "세명이 서 있으니깐 가수인 줄 알았다. 노래 해도 되겠다"고 공동 수상에 일침을 가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김재원과 특별기획 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주진모는 김재원의 수상 소감이 길어지자 양해를 구하고 무대 아래로 내려가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수상과 최우수상은 미니시리즈, 특별기획, 연속극으로 세분화됐는데도 공동 수상이 등장했다. 결과적으로 남녀 우수상이 6명, 남녀 최우수상이 7명이나 달했다. 이날 수상자 중에 불참자는 ‘백년의 유산’ 구현숙 작가 뿐이었다.
MBC는 지난 28일 방송된 2013 연예대상도 마찬가지였다. 나눠먹는 시상식 분위기는 동네 잔치였던 것.
올 한해 큰 인기를 누린 '일밤' 팀의 독식 속에서도 다른 프로그램들을 챙기기 위해 공동 수상으로 안전함을 택한 것이다.
주요 부문 중에 공동 수상이 이뤄지지 않은 부문은 대상, 시청자가 뽑은 최고 인기 프로그램상, 공로상, 올해의 작가상, 베스트 커플상 뿐. 이 중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상과 베스트 커플상을 제외하면, MBC가 안긴 상 중에 공동 수상이 아닌 경우는 ‘일밤-아빠 어디가’(대상), 이미자(공로상)와 ‘진짜 사나이’ 신명진(올해의 작가상) 뿐이었다.
신인상, 인기상, 우수상, 최우수상에서도 나눠먹기가 빈번했고 우정상, 특별상, 올해의 스타상이란 이름의 상이 존재했다. 이날 카메라에 비쳐진 스타들 중 상을 타가지 않은 사람은 강호동과 김국진 뿐이었다.
30일 방송된 SBS 2013 연예대상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신인상도 MC, 코미디, 버라이어티로 세분화시켰고 인기상을 인기상과 최고 인기상이라는 이상한 분류로 나눠 인기상은 김성수, 조여정에게, 최고 인기상은 '런닝맨' 팀에게 수여했다. 이 외에도 사회공로상, 베스트 챌린지상이라는 요상한 이름의 상을 새로 만들어 나눠주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나마 유재석, 김병만이 대상을 공동수상하지 않은 것이 어찌보면 일면 다행스러운 모습이다.
SBS, KBS 2013 연기대상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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