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 해동안 방송된 드라마를 통틀어 진정한 승자는 누가 뭐래도 케이블채널에서 방영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와 그곳에 출연한 배우들이었다.
지난 30일 MBC '연기대상'을 시작으로 SBS, KBS 등 지상파 3사는 각 방송사별 시상식을 개최해 2013년 최고의 작품과 배우 등을 가리고 있다. 현재 첫 스타트를 끊은 MBC는 드라마 '기황후'로 활약중인 하지원에게 대상을 안겼으며, SBS와 KBS도 자사 흥행 드라마에 출연했던 여러 배우들을 선별하며 고심중이다.
하지만 지상파 시상식에서는 제외됐지만 '응답하라 1994'를 2013년 최고의 드라마로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케이블 채널이라는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최종회 시청률 11.9%(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케이블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던 것 뿐 아니라 방송내내 각종 이슈와 화제를 몰고 다녔던 점이 그 이유다.

또한 지상파 드라마들이 스타급 배우들을 앞세워 초반 흥행몰이를 했던 것과는 달리 '응답하라 1994'는 인지도보다는 연기력에 초점을 맞춘 파격적인 섭외로 흥행을 일궈냈다는 점, 전작 '응답하라 1997' 흥행으로 인한 기대와 우려 속에서 시작했다는 점 역시 이를 뒷바친다.
특히 '응답하라 1994'는 콘텐츠파워지수(Content Power Index, 이하 CPI)에서 지상파 3사를 포함한 모든 프로그램을 제치고 전 분야 주간 1위 자리를 오랜 기간 꿰찼다는 것으로도 대중의 관심을 입증했다.

CPI는 닐슨코리아와 CJ E&M이 공동개발한 콘텐츠파워지수로 지수가 높을수록 프로그램 몰입도가 높고 프로그램 내 상품구입 의향 또한 높은 경향을 보이는 등 작품의 실질적인 인기를 구체적으로 파악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드라마에 대한 시청 형태가 TV를 통하기 보다는 인터넷 실시간 스트리밍, 다운로드 등으로 점점 변화하고 있는 추세를 고려했을 때 이 같은 CPI 지수는 시청률보다 더 대중들의 관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물인 셈.
케이블 드라마라는 점에서 지상파 시상식에서 자연스럽게 제외됐으나, 막장요소 없이 신선한 배우들의 조합, 공감을 자아내는 시대 반영 등으로 2013년 하반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응답하라 1994'야 말로 2013년 한해 최고의 드라마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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