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통합 연기대상이 있다면, 남자 부문 연기 대상은 누구에게로 돌아갈까.
올 한해 드라마에는 유독 돋보이는 남자 캐릭터들이 많았다. 특히 주원과 이민호, 조인성 등 걸출한 배우들의 열연이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시청자의 가슴을 훈훈하게 물들이기도, 또 철렁하게 하기도 하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먼저 주원은 KBS 2TV 하반기 드라마 '굿 닥터'를 통해 새로운 의사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서번트 신드롬을 앓고 있는 자폐 3급의 박시온이 진정한 의사로 성장해나가는 드라마 속에서 주원은 초점 없는 시선에 비뚤어진 어깨를 유지하고 순수한 매력으로 따뜻한 기운을 불러 모았다.

특히 주원은 윤서(문채원 분)와의 동화같은 러브라인을 만들어내며 '각시탈', '오작교 형제들'을 잇는 KBS와의 환상적인 궁합을 또 한 번 보여줬다. 이에 '굿 닥터'는 시청률 20%대를 돌파하며 방송되는 10주동안 단 한 번도 월화극 1위를 놓치지 않는 저력을 과시, 중심에 서 있는 주원의 힘을 또 한 번 입증했다.
SBS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이민호는 극의 최고 시청률이 25.6%까지 치솟게 한 원동력이다. 그는 김은숙 작가와의 첫 호흡에서 '꽃보다 남자' 이후 다시 한 번 교복을 입고 전면에 나서 인기 몰이를 했다. 또 이민호는 인기 스타들이 총출동한 가운데서도 박신혜를 사이에 둔 김우빈과의 팽팽한 삼각관계를 유지하며 자신의 자리를 흔들림 없이 지키는 똑똑한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민호의 열연은 '상속자들' 독주의 메인 엔진으로, 경쟁작 KBS 2TV '예쁜 남자', SBS '메디컬탑팀'이 참패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상반기에는 조인성이 있다. 조인성은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주인공 오수 역을 맡아 오영 역의 송혜교와 함께 열연했다. 조인성은 전역 이후 첫 작품으로 선택한 이 작품에서 KBS 2TV 대작 '아이리스2'와의 경쟁에서 압승, 시청률 1위를 견인했다. 조인성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우월한 비주얼과 빈틈 없는 연기력으로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하며 부모에게 버려진 상처를 안고 고독하게 살아가는 겜블러 오수와 시각장애 오영의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를 완성해 시선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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