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대회보다 재능있는 선수들은 더 많다."
선수로서 출전한 월드컵에서 사상 첫 4강 진출 신화를 써내려간 홍명보(45)가 이제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으로서 자신의 인생에 또 한 번의 도전을 시작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감독으로서 최상의 성적을 내는 것이 그의 과제다.
홍 감독에게 있어 월드컵은 매우 특별한 기억이다. 홍 감독 스스로 "내 인생에서 월드컵을 빼놓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단언할 정도로, 그와 월드컵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나 마찬가지다. "처음 국가대표가 된 후 6개월만에 월드컵에 나갔고 은퇴를 앞두고 월드컵에 나갔다. 코치가 되고난 후에도 월드컵에 나섰다. 감독이 되서 월드컵을 나선다는 것이 무거운 책임감이 있다"고 이야기한 홍 감독은 "당연히 받아 들여야 한다. 부담 때문에 해야 할 것을 하지 못해서는 안된다. 부담이나 책임감은 모두 있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좋은 준비를 하느냐다"라고 강조했다.

"이제 나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머리로 준비를 해야 한다. 시간을 두고 준비할 수 있다"고 덧붙인 홍 감독의 고민은 한층 더 풍부해진 선수들의 재능을 어떻게 살리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홍 감독은 "지난 두 대회보다 재능있는 선수들은 더 많다. 그러나 경험은 적다. 경기력은 나쁘지 않은 편인데, 문제는 내가 대표팀을 맡은 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희미한 아쉬움을 전했다.
2002년, 그리고 2006년에 비해 선수들의 재능이 더 뛰어나다는 점은 홍 감독 입장에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선수들의 재능만 놓고 본다면 2002년, 2006년과 비교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은 충분하다.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손흥민(22, 레버쿠젠) 기성용(25, 선덜랜드) 등 해외파 선수들만 봐도 지난 대회들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도 "한국은 예전과는 달리 많은 선수들이 분데스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이 활약하며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며 한국 축구의 두터워진 선수층에 지지를 보낸 바 있다.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지만, 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예전에 비해 더욱 풍부해진 재능은 분명히 긍정요소다. 홍 감독도 "지난 6개월 동안 보냈던 잘못된 점을 일일히 체크해야 한다. 남은 기간 동안 잘 준비해야 한다"며 촉박한 시간 속 경험 부족의 아쉬움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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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