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석(22)과 최진수(24)는 과연 환상의 포워드라인을 구축할 수 있을까.
4 대 4 트레이드를 통해 오리온스는 골밑수비의 핵심이었던 김승원을 내주고 장재석을 영입했다. 장재석의 득점능력에 기대가 컸다. 아울러 오리온스는 203cm 장재석과 202cm 최진수가 동시에 뛰는 장신 포워드라인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최진수가 3번에서 파괴력을 발휘한다면 어느 팀과 붙어도 해볼 만한 전력이다.
고양 오리온스는 31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라운드에서 울산 모비스를 73-71로 물리쳤다. 21점을 올린 장재석은 프로데뷔 후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23-14로 오리온스가 압도한 4쿼터에 추일승 감독은 장재석, 앤서니 리처드슨, 최진수를 동시 투입해 효과를 봤다.

오리온스 합류 후 장재석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골밑에서 블록슛을 당하더라도 자신 있게 공격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점프슛도 정확해졌다. KT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특히 최근 2경기서 장재석은 평균 20점, 6리바운드, 2.5블록슛, 2스틸로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추일승 감독은 “(장)재석이가 들어오면서 리바운드가 좋아졌다. 재석이가 제공권 확보를 해주고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덤으로 공격까지 얻게 됐다. 최진수와 같이 넣으면 제공권 확보에 도움이 된다”며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장재석 역시 “(최)진수 형과 뛰면 수비할 때 워낙 편하다. 상대편에서 넣을 것도 못 넣는다. 진수 형과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확실히 두 선수의 동시기용은 높이에서 강점이 있다. 또 앤서니 리처드슨을 기용하면서 폭발적인 득점까지 노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문제는 3번으로 기용된 최진수가 공수에서 한계를 보이는 점이다. 자신보다 작은 문태영, 전준범, 박종천과 매치된 최진수는 드리블 미숙으로 포스트업이나 돌파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다. 현재로서 그는 골밑에서 나오는 공을 잡아서 쏘는 스팟업 슈터에 불과해 역할이 제한적이다. 그렇다고 점프슛이 정확한 것도 아니다. 최진수의 야투율은 39.2%에 불과하다. 3점슛은 28.2%다.
장신을 활용한 풀업점프슛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최진수의 가치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최진수는 3쿼터후반 결정적 3점슛 하나를 꽂았다. 이날 최진수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최진수가 만들어서 쐈다기보다 문태영의 수비실수로 생긴 오픈찬스였다.
추일승 감독은 “제공권 보완차원에서 진수를 넣었다. 진수가 좀 더 슛이 들어가 주면 좋을 것이다. 자기보다 작은 선수가 막으면 포스트업도 해줘야 한다”며 최진수에게 적극적인 공격을 주문했다. 최진수 본인이 노력으로 해결해야 될 문제다.
장재석은 각성했다. 장신포워드 라인업이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 남은 것은 최진수의 분발이다. 최진수는 내외곽을 넘나들며 3점슛까지 정확하게 쏠 줄 아는 ‘케빈 듀런트’가 돼야 한다. 장재석-최진수의 조합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오리온스는 후반기 '태풍의 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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