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2014] 추신수, 몸값 검증 들어간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1.01 06: 22

2013년 새해가 뜰 때까지만 해도 추신수(32, 텍사스 레인저스)를 둘러싼 최고의 화두는 “1억 달러를 넘길 수 있을까?”였다. 그리고 이 목표는 초과 달성됐다. 이제 떠오르는 화두는 1억3000만 달러(약 138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몸값만큼의 활약을 펼치는 것뿐이다.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추신수는 이제 자신의 메이저리그(MLB) 네 번째 유니폼을 입고 다시 뛴다. 신체적으로나 기량적으로나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힌 만큼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는 한국 팬들 뿐만 아니라 텍사스의 팬들 또한 마찬가지다. 추신수가 팀의 숙원인 월드시리즈 우승을 앞장 서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추신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이 목표가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형계약에 따른 부담감도 분명 있다. 추신수도 이를 인정했다. 추신수는 30일 귀국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부담감이 있다. 앞으로 쭉 같이 갈 고민이다. 스스로 잘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텍사스로서는 엄청난 투자를 한 만큼 추신수가 그만한 ‘수확물’을 내주길 바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만약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지 않을 경우 여론의 집요함에 시달릴 수 있다. 7년 계약 첫 해인 올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팬들은 어느 정도의 성적이면 추신수의 활약에 만족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올해 정도의 성적만 꾸준히 유지해도 충분히 ‘몸값’을 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추신수의 연봉은 기간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단순하게 연 평균으로 계산할 경우 1857만 달러 가량이다. 자유계약선수(FA)의 경우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가 ‘1’이라고 할 때 500만 달러 정도의 가치가 있다는 의견이 대세인 가운데 WAR이 3.7 정도가 되어야 산술적인 기대치에 이를 수 있다.
통계 전문 사이트 에 의하면 추신수의 올해 WAR은 5.2였다. 수비 지표에서 -13.3을 받은 가운데 얻은 성과라 더 놀랍다. 4할2푼3리라는 엄청난 출루율, 그리고 21홈런-20도루 등 전 지표에서 고르면서도 뛰어난 성적을 낸 것이 원동력이었다. WAR의 산출 공식이야 매년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적어도 올해 정도의 성적만 내도 텍사스는 투자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WAR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추신수는 이제 막 전성기에 들어섰다. 현재의 기량은 2~3년 정도는 충분히 더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추신수는 꾸준하다. 부상에 시달렸던 2011년 정도를 제외하면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냈다. 부상 없는 건강한 시즌은 이른바 ‘먹튀’ 방지의 첫 걸음이다. 추신수는 이미 확실한 한 조건을 갖춘 것이다.
여기에 좌익수 이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견수로 뛰었던 지난해보다는 수비 부담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이 있다. 수비 부담이 줄어들면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타석에서 좀 더 나은 활약이 가능하다. 추신수도 좌익수 수비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면서 “몸만 건강하다면 내가 원하는 수치의 성적은 따라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부상만 없다면, 추신수의 몸값 검증은 그리 큰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다.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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