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38)의 겨울은 그렇게 따뜻하지 않다. 아직 새 소속팀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창용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도전의 역사로 이어져온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는 그저 거쳐야 할 또 한 번의 관문일 뿐이다.
올해 시카고 컵스에서 감격적인 메이저리그(MLB) 데뷔를 이뤄낸 임창용은 6경기에 나가 5이닝 동안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아주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1년에 걸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서저리)의 여파를 이겨내고 다시 공을 던졌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 비록 시카고 컵스에서 논텐더 방출 통보를 받았으나 또 한 번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딘 2013년이었음에는 분명하다.
임창용은 시즌 당시까지만 해도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70~80% 정도”라고 밝혔다. 이제는 100%를 향해 가는 단계다. 임창용은 개인일정을 최대한 짧게 마무리한 뒤 지난달 괌으로 출국해 땀을 흘리고 있다. 이미 재활의 경험이 있고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베테랑인 만큼 봄이 올 때까지는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어놓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도전의 전제조건이다.

일단 MLB에서 뛰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돈이나 보직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임창용의 한결같은 생각이었다. 세계 최고 무대에서 힘껏 공을 던져보는 것이 임창용의 꿈이고 임창용은 그 꿈을 여전히 좇고 있다. 새로운 에이전트를 선임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현재는 업무 인수를 마무리하고 새 팀을 물색하는 단계에 있다. 스프링캠프에 초대선수 자격으로 합류할 수 있다면 MLB에 재도전할 수 있다.
최선을 다했지만 이와 같은 시도가 좌절될 경우 향후 행보는 여러 갈래로 나눠볼 수 있다. 아직 은퇴를 거론하기는 이른 시점인 만큼 일단 한국프로야구로의 복귀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임창용은 친정팀 삼성으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고 오승환이 한신으로 이적한 삼성도 임창용을 반기고 있다. 만약 임창용이 삼성으로 돌아온다면 2007년 이후 7년 만의 복귀다.
이처럼 미국에서 뛰든, 한국에서 뛰든 임창용의 2014년은 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가 어디로 향하든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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