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2014] 대박 친 FA들, 먹튀 피하기 위한 사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1.01 06: 23

유난히 과열됐던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끝났다. 많은 선수들이 자신의 가치를 당당하게 인정받으며 따뜻한 겨울을 보낸 한 해였다. 하지만 이 따뜻함이 계속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몸값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에는 더 큰 한기와 마주쳐야 한다.
여러 화제를 남기며 끝난 FA 시장이었다. 최대어라고 불렸던 강민호(롯데)는 FA 역대 최고 몸값 기록을 경신(4년 75억 원)하며 불을 당겼다. 강민호의 몸값은 나머지 선수들의 기준점으로 활용됐고 이어 정근우(한화, 4년 70억 원)와 이용규(한화, 4년 67억 원)의 대박으로도 이어졌다. 4년 60억 원의 몸값을 받은 장원삼(삼성)까지 합치면 종전 심정수의 기록(4년 60억 원)을 단 한 해에 4명이 뛰어넘거나 같은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과열이라고도 불렸던 FA시장은 이렇게 끝났지만 본격적인 평가는 시즌에 들어서야 이뤄질 전망이다. 물론 FA 몸값에는 경쟁에 의한 요소나 프랜차이즈 스타들에 대한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했던 수준의 성적은 이어가야 면죄부를 받을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먹튀’라는 오명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한 번 ‘먹튀’가 된 선수들은 4년 내내 이 오점을 지우기 힘들다. 첫 해에 사활을 걸어야 할 이유다.

일단 전반적으로 FA 연령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만하다. 대다수가 서른을 넘겨 전성기에서 떨어지고 있을 시점 FA 자격을 얻었던 예전과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강민호와 이용규는 만으로 아직 20대의 선수들이고 정근우도 기량이 크게 떨어질 나이는 아니다. 좀처럼 성공 사례를 만들지 못했던 투수 FA시장에서도 장원삼은 이제 만 31살이 된다. 한창 좋은 활약을 보일 나이다.
이적 선수들이 팀의 아킬레스건을 치유할 수 있을지도 큰 관심사다. 한화는 그간 공·수·주 모두에서 뚜렷한 약점을 드러내며 하위권에 처져 있었다. 하지만 올해 FA시장에서 정근우와 이용규라는 이 3박자를 갖춘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전반적인 타선과 수비의 무게감이 달라졌다. 두 선수는 뛰는 야구도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어마어마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나란히 두산을 떠나 각각 NC와 롯데라는 남쪽으로 향한 이종욱 손시헌(이상 NC) 최준석(롯데)도 기대를 모으는 선수들이다. 이종욱 손시헌은 신생구단으로 젊은 팀의 이미지가 강한 NC에 경험을 불어넣을 적임자로 손꼽힌다. 신생구단이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수비 불안을 해결할 리그 최고의 수비수들이기도 하다. 최준석은 장거리포가 부족했던 롯데의 중심타선에서 일익이 기대되고 있다.
이용규의 이적으로 리드오프 자리가 빈 KIA는 LG에서 영입한 이대형의 각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대박을 치며 소속팀에 남은 강민호와 장원삼은 매너리즘에서 탈피해 두 번째 FA를 향해 뛴다. 강민호는 팀 부동의 포수이자 간판 스타로 팀 전력은 물론 상징성이 크고 장원삼은 팀 내 좌완 에이스 몫이 기대되고 있다. 그 외 이병규(LG) 박한이(삼성) 등 FA 계약을 맺은 베테랑 선수들의 마지막 투혼에도 기대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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