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 10색.’
2014년 프로야구 각 구단을 이끄는 감독들의 색깔은 어떤 모습일까. 각 구단을 이끄는 10명 감독들의 올해 운명을 짚어봤다.
▲ ‘새로운 3년’ 류중일

지난해 통합 우승하며 프로야구 최초 3년 연속 통합 3연패를 차지한 류중일 삼성 감독. 류 감독은 감독연봉 5억 원 시대를 열며 새로운 3년을 맞이하게 됐다. 올해가 새로운 3년의 첫 시즌. 하지만 그 앞에는 예상된 장애물이 놓였다. ‘끝판왕’ 오승환의 부재. 오승환 없는 삼성 마운드 운용이 올 시즌 삼성과 류 감독 성패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후 가진 인터뷰에서 “오승환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먼저 마무리 투수를 누구로 할지부터 고민할 것 같다”고 말하며 가장 먼저 할 일로 마무리 낙점을 꼽았다. 그만큼 오승환의 존재는 크다. 2005년과 2006년 2연속 우승, 2011년부터 2013년 3연속 우승 당시 삼성에는 오승환이 있었다. 안지만과 심창민 등 마무리 후보 가운데 류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오승환의 부재를 극복해야 류 감독도 새로운 3년의 첫 시즌을 순조롭게 보낼 수 있다.

▲ '절치부심' SUN과 이만수, 김시진
지울 수 있다면 지우고 싶은 지난 시즌. 선동렬 KIA 감독과 이만수 SK 감독에게는 지난 시즌이 그랬다. 선동렬 감독이 지휘하는 KIA는 지난해 1위에서 8위까지 곤두박질쳤다. 9번째 구단 NC에도 밀렸다. SK는 7년 만에 승률 5할이 좌절됐고 가을야구도 없었다. 지난 시즌 시작하기 전 두 팀 모두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만큼 충격은 작지 않았다.
두 사령탑에게 올해는 임기 마지막 시즌이다. 결과로 평가 받는 프로의 세계. 그 어느 팀 감독보다 KIA와 SK에는 결과물이 필요하다. 선동렬 감독은 지난 시즌 FA로 김주찬을 데려왔고 시즌 도중 송은범을 트레이드로 데려오는 등 구단의 지원을 등에 업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선 감독은 2년 연속 4강 진출에 미치지 못했다. 이용규가 FA로 팀을 떠나는 등 전력 누수가 예상되지만 선 감독이 이를 딛고 팀을 재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만수 감독 또한 올해 임기 마지막 부활을 노린다. 정근우를 FA로 놓쳤지만 역대 최고 커리어를 자랑하는 거포 스캇을 영입해 타선을 보강했다. 스캇은 빅리그 통산 135홈런을 때렸고 세 시즌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SK는 건재한 최정과 스캇 쌍포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시진 감독도 올해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최준석과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를 영입해 거포 부재를 메웠다. 왼손 에이스 장원준도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2011년 15승 6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던 장원준은 올해 탄탄한 롯데 선발진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옥스프링과 유먼, 송승준 등으로 짜여진 롯데 선발진은 더 막강해졌다.
김시진 감독은 롯데 부임 첫 해 66승 58패 4무로 승률 5할을 넘기고도 5위에 머물렀다. 시즌 내내 오른손 거포 부재가 아쉬웠고 확실한 4선발 카드가 부재했다. 하지만 오프시즌 롯데는 투타 모두 가려운 곳을 긁는데 성공했다. 내심 4강 이상을 노릴 수 있는 전력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 '올해도 순풍' 김기태와 염경엽
지난 시즌 프로야구 중심에는 서울권 두 팀이 있었다. LG와 넥센. 1년차 초보 염경엽 넥센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팀을 구단 사상 처음으로 가을야구에 올려놓았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세밀한 작전과 뚝심 있는 야구로 성공적인 지난해를 보냈다. 김기태 LG 감독도 팀을 11년 만에 4강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LG와 넥센은 강팀으로 변모하기 위한 오랜 시도가 수확한 시즌. 올해는 그 수확이 단단해지는 과정이다. 두 팀 모두 오프 시즌 전력 누수가 거의 없었고 지난해 4강 전력이 비교적 온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노익장' 김응룡과 송일수
김응룡 한화 감독이 올 시즌 프로야구 판을 뒤흔들 수 있을까. 오프시즌 FA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던 한화는 내부 FA뿐만 아니라 외부 FA로 이용규와 정근우를 동시에 잡았다. 단숨에 눈에 띄는 전력 보강에 성공한 것. 바티스타와 이브랜드를 포기하며 외국인 투수도 변화를 선택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로 고개를 숙였던 김응룡의 선택이 올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송일수 두산 감독의 행보도 주목된다. 지난 시즌 준우승을 차지했던 두산은 전임 김진욱 감독을 경질하고 송일수 체제를 선택했다. 그만큼 두산은 우승에 목마르다. 오프시즌 이종욱과 손시헌, 김선우 등 베테랑을 대거 포기한 두산은 감독과 팀 모두 큰 폭의 변화를 맞게 됐다.
송일수 감독은 그 어느 팀 감독보다 부담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승을 위해 두산 사령탑에 오른 송일수 체제는 첫 시즌인 올해부터 결과물을 내야하는 상황. 송일수 감독의 어깨가 가볍지 만은 않다.
▲ '신생팀은 없다' 김경문 그리고 조범현
김경문 NC 감독은 지난 시즌 “신생팀은 올해까지다”라고 자주 언급했다. 신생팀 자격으로 데뷔 시즌을 치른 지난해 7위로 선전한 김경문 감독이지만 당근보다는 채찍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그만큼 2번째 1군 시즌인 2014시즌에 대한 김경문 감독의 의지는 크다.
NC는 전력 누수가 거의 없다.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종욱과 손시헌이 FA로 가세해 내야와 외야를 강화했고 불펜에는 홍성용과 이혜천, 박병환이 보강됐다. 왼손과 오른손 불펜 카드를 확보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약점으로 지적됐던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시즌 직후부터 보강에 중점을 뒀다.
선발진은 건재하다. 김 감독은 내년 시즌에도 이재학과 에릭, 찰리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을 가동할 수 있다. 여기에 웨버가 새롭게 가세한다. 올해까지 외국인 4명 보유 3명 출전의 혜택을 볼 수 있는 NC는 거포 테임즈까지 영입하며 내년 시즌 자원을 확보했다.
조범현 KT 감독의 눈은 더욱 예리해 질 것으로 보인다. 2015년 1군 데뷔를 앞둔 조범현호는 올 시즌 퓨처스 리그에서 예비 시험을 치른다. 앞서 삼성에서 부름을 받지 못한 내야수 신명철을 데려왔고 정명원 코치와 김민재 코치도 선임하며 선수단 강화에 공을 들였다. 2015년 1군 데뷔 첫 해 리그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자리 매김하기 위해 올해 1군 감독 만큼 바쁜 시즌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rainshin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