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MBC 가요대제전'을 끝으로 2013년을 정리한 지상파 가요축제가 막을 내렸다. KBS ‘가요대축제’가 빈번한 음향사고로 빈축을 사고, SBS ‘가요대전’이 산만한 카메라 워킹으로 ‘발 카메라’ 굴욕을 당한 것과는 달리 MBC는 안정적인 방송을 선보이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다만 다섯 MC들의 산만한 진행은 옥에 티로 남았다.
지난 31일 오후 8시 50분부터 방송된 '2013 MBC 가요대제전'은 정준하와 노홍철, 김성주와 박형식, 클라라의 진행으로 생방송됐다. 홍일점 클라라는 하우스롤즈, 엔소닉과 함께 2013 메가 히트곡에 맞춰 춤을 추며 강렬하게 오프닝을 열었다. 무대를 마친 클라라는 “제가 이 자리에 오르다니 정말 설레고 두근거린다”라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덧붙였다.
정준하와 노홍철이 속한 '무한도전'팀은 백팀을 응원했다. 백팀에는 틴탑, 에일리, 걸스데이, 빅스, 달샤벳, 비투비, 태진아, 홍진영, 방탄소년단, 티아라, 에일리, 에프엑스, 미쓰에이, 포미닛, 아이유, 임창정 인피니트, 씨스타, 비스트, 소녀시대가 포함됐다.

김성주 박형식이 속한 '일밤'팀은 청팀을 응원했다. 청팀에는 B1A4 에이핑크 블락비 크레용팝 레인보우 B.A.P 설운도 박현빈 레이디스코드 애프터스쿨 손진영 박수진 한동근 제국의아이들 시크릿 씨엔블루 케이윌 엑소 카라 2PM 샤이니가 포진했다.
청백 대결이 펼쳐지는 만큼 정준하와 노홍철, 김성주와 박형식은 서로의 팀을 경쟁적으로 소개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생방송 진행 경험이 있는 김성주와 노홍철은 노련한 진행으로 280분간의 쇼를 무리 없이 이끌어 나갔다. 정준하와 박형식 클라라는 가요대전의 첫 MC 도전임에도 차분하게 진행을 도왔다.
면면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MC들의 숫자가 너무 많다는데 있었다. 5명이 한마디씩 멘트를 거들다보니 분위기는 산만해 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산만한 진행은 결국 말실수와 무책임한 수습 태도로 이어지며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문제의 발단은 MC 박형식이 “오늘 무대가 카라의 공식적인 마지막 무대다. 스페셜로 준비되니 팬들은 꼭 봐야 한다”라고 카라의 무대를 소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올해 1월 계약만료가 되는 니콜은 소속사와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밝힌 상황이지만, 카라의 마지막 무대 시기는 공식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갑작스러운 마지막 무대 선언에 시청자들을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카라의 무대가 끝나자 MC들은 이를 수습하기 바빴다. 김성주가 먼저 “제가 카라가 무대를 하는 동안 고급 정보를 들었다”라고 운을 떼며 아직 카라의 일정이 남아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김성주는 박형식에게 “(카라의 마지막 무대라는 사실을) 어디서 들은 거냐”고 질문했지만, 서로가 입을 맞춘 듯 능청스럽게 책임을 떠넘겼다. 마지막으로 김성주는 “완전 오보네요. 헛소문이네”라고 맞장구치며 카라를 향한 응원을 부탁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는 치명적인 실수에도, 산만하고 장난스럽게 이를 넘어가는 모습은 아쉬움을 남겼다. '카라의 공식적인 마지막 무대' 선언에 마음 졸였을 팬들을 위해 진정성 있는 사과가 분명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사공 많은 배는 산으로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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