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실력이다.
지난해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하며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오승환(31)은 각종 입단 관련 행사를 끝내고 괌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일본 오사카에서 입단식을 가진 오승환은 입단식과 관련해 일본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기도 했다.
오승환에 대한 관심은 언론 뿐 아니었다. 8월부터 오승환을 지켜봐왔다는 한신은 오승환과의 11월 22일 계약이 성사된 뒤부터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의 모국에서 계약 조인식을 가졌고 정해진 외국인 숙소 외에 새 숙소를 마련하게 해줬으며, 1년차 외국인 선수에게는 이례적으로 스케줄을 알아서 짜게 했다.

한신의 각종 특별 대우는 오승환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한신은 2012년까지 팀에 있었던 마무리 투수 후지카와 규지가 미국 시카고 컵스로 떠나면서 지난해 마무리 부재를 뼈아프게 느껴야 했다. 9년 만의 우승을 꿈꾸고 있는 한신에는 한국 프로야구 통산 277세이브의 오승환이 그들을 구원할 만한 후보로 보인다.
오승환 역시 입단식에서 "제가 가서 우승할 수 있는 팀을 원했다"고 말하며 팀 우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오승환은 "한신은 좋은 전력을 가진 팀으로 알고 있다. 세이브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성공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싶다. 일본시리즈의 마지막 순간에 마운드에 서있고 싶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다음달 1일부터 오키나와의 한신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며 본격적인 팀 생활을 시작한다. 지금까지는 일본행도 팀과의 만남도 '나들이' 성격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생활'이다. 그의 빠른 적응이 필요하다. 어디서든 차분함을 잃지 않는 그의 성격은 일본 생활을 돕게 해줄 무기다. 일본 역시 오승환의 '돌부처' 모습에 많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오승환은 한국 프로야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신에 진출한 선수다. 오승환이 잘해야 후배들도 계속해서 일본에 진출할 만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오승환이 야구 내외적인 면에서 성공적인 일본 진출기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의 온화한 '돌부처 미소'를 고시엔 마운드에서도 자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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