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이적시장이 한국시간으로 1일 오전 9시에 열린다. 기간이 짧은 만큼 여름 이적시장 만큼 엄청난 수의 이적은 발생하지 않지만, 큼직한 대형 이적이 곳곳에서 터진다. 하지만 한국 축구팬이라면 큼직한 대형 이적보다는 한 선수의 이적 행보에 관심이 더 갈 것이다. 바로 박주영(29, 아스날)이다.
프랑스에서 이름을 날리다 잉글래드 무대로 온 것이 벌써 2년 4개월 여전의 일이다. 하지만 박주영이 아스날에 남긴 발자취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규리그 1경기 6분 출전, 리그컵 4경기 338분 1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경기 68분이 전부다. 한 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셀타 비고로 임대를 떠나기는 했지만 기대했던 바에 한참 못 미쳤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박주영이 아스날에서 뛰지 못하면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박주영을 소집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여름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박주영을 부르지 않았다.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런던 올림픽 등 박주영과 좋은 기억이 있던 홍명보 감독조차도 박주영을 뽑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아직 기회는 남았다. 사실상 마지막이다. 1월 1일부터 열리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정기적으로 출전할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하면 된다. 그러면 대표팀이 원하고 있는 경기 감각을 되찾아 브라질 월드컵에도 출전할 수 있다. 홍 감독도 "1월 이적시장을 봐야 한다. (박주영이) 만약 이적해서 경기에 출전한다면 대표팀과 본인 모두 좋은 것이다"고 말했다.
대표팀만 좋은 것이 아니다. 박주영에게도 재기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스날에서는 박주영의 경기력이 여전히 좋다는 것을 보여줄 틈조차 없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뛸 수만 있다면 박주영은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입증할 시간을 확보하게 된다. 또한 전 세계가 주목하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좋은 조건의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1월 이적시장에서 박주영이 아스날을 떠나기 위해서는 피해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박주영은 아스날에서 많은 주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박주영을 영입하면서 그 정도의 주급을 보전해줄 팀은 없다. 박주영으로서는 자신의 주급을 대폭적으로 삭감하는데 동의해야 한다. 삭감될 연봉이 박주영의 마지막 연봉은 아니다. 박주영이 팀 이적 후 좋은 모습을 보이기만 한다면 충분히 그 이상의 연봉을 다시 받을 수 있다.
아직 박주영은 만 29세에 불과하다. 1월에 이적을 한다고 하더라도 끝이 아니다. 대폭적인 연봉 삭감이 있더라도 박주영으로서는 재기의 발판을 만드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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