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방송가는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관찰 다큐 예능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뤘다. 1월 첫 방송을 한 MBC ‘일밤-아빠 어디가’가 큰 성공을 거둔 후 ‘나 혼자 산다’, ‘진짜 사나이’까지 줄줄이 성공을 챙겨갔다. MBC가 관찰 다큐 예능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자 KBS와 SBS 역시 각각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심장이 뛴다’, ‘오 마이 베이비’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제작진의 구성을 최소화한 리얼 예능프로그램에 관찰이라는 형식을 더한 장치에 집중했다.
관찰 다큐 예능프로그램들은 시청률 대박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았다는 호평 속에 현재 순항 중. 신설 예능프로그램 중 관찰 다큐 형식을 띠지 않은 것이 드물 정도로 현재 방송가는 ‘날 그림’에 애정을 쏟고 있다. 지난 달 말 첫 방송을 한 MBC ‘글로벌 홈스테이 집으로’ 역시 다큐에 가까울 정도로 구성을 최소화했고, 오는 3일 첫 방송을 할 예정인 ‘사남일녀’ 역시 스타들이 가상의 부모를 만나 가족이 되는 과정을 담으면서 관찰 형태를 틀로 잡았다.
관찰 다큐 예능프로그램은 자극적인 구성 없이 정서적 유대감을 주무기로 내세운다. 억지로 웃음을 유발하기보다는 소소한 즐거움과 감동을 자극해서 안방극장을 파고들고 있다. 물론 이 같은 구성을 최소화하는 형태는 꾸준한 흥미를 자극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아빠 어디가’를 필두로 다수의 관찰 예능프로그램들의 재미가 기복이 상당하다. 물론 어느 정도 프로그램이 궤도에 올랐을 때 시청자들의 이탈이 많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관찰 예능프로그램들은 현재까지는 신설되는 것마다 호평 속에 방송되고 있다. KBS 2TV ‘승승장구’를 시작으로 MBC ‘무릎팍도사’, SBS ‘화신’ 등 토크쇼가 폐지된 빈자리에는 어김 없이 관찰 예능프로그램들이 자리했다. 하지만 온갖 예능프로그램들이 담백한 즐거움을 찾고, 예능 선수보다는 신선한 예능 샛별 찾기에 주목하면서 이제는 흥미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워낙 급변하는 방송가의 흐름 속에 현재 잘나가는 관찰 예능프로그램들도 기운이 빠질 때가 됐다는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PD는 최근 OSEN에 “예능에도 흐름이 있듯이 관찰 예능 역시 향후 1~2년을 견디지 못할 것 같다. 시청자들도 관찰 예능이 식상해진 측면이 있다”면서 “다시 스튜디오 예능프로그램이나 다수의 전문 MC들이 꾸리는 일반 리얼 예능프로그램이 사랑을 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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