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했던 아니건, 대한민국에서 연예인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병역 문제가 깔끔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가수 유승준이 또 한번 인터넷을 강타하고 있다.
1일 새해 벽두부터 유승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한 매체가 그가 이달 중에 입국 금지 조치가 해제될 전망이라는 보도를 하면서 또 한번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유승준은 2000년대 초반 큰 인기와 더불어 2001년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고 4급 판정을 받은 후에도 병역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히며 국민적인 호감을 샀다. 하지만 다음 해 입대를 3개월 앞두고 미국에서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모국인 한국을 버렸다’는 시선 속에 법무부로부터 영구 입국 금지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가 지난 12년간 한국 땅을 밟은 것은 2003년 6월 장인의 사망으로 장례식 참석을 위한 임시 입국이 전부였다. 그 사이 그는 여러 차례 국내 복귀를 타진했다. 2005년 케이블 채널 엠넷이 그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 프로그램 제작을 준비했다가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 속에 무산됐다. 유승준은 세계적인 스타 성룡과 손을 잡고 중화권에서 활동 중.
그는 2012년 엠넷 음악 시상식 MAMA 레드카펫에 성룡과 함께 서기도 했지만 국내 복귀를 위한 적극적인 자세는 취하지도 못했다. 당시 유승준은 기자회견에서 “26살이었고 지금 36살이 됐다. 10년 동안 말로 할 수 없을 만큼의 역경을 거쳐서 이 자리까지 왔다. 마음이 많이 아프다. 한국에서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낼 뿐이었다.
유승준을 방송에서 언급하거나 그와 친밀하게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불문율처럼 여겨질 정도로 12년간 여론은 냉담한 측면이 많았다. 절친한 김종국이 2004년 유승준의 미국 결혼식에 참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뭇매를 맞기도 했고, H유진은 자신의 앨범에 유승준의 도움을 받았다가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라는 웃지 못할 해명을 하기도 했다. H유진은 유승준이 활발한 활동을 했을 당시 무명이었고 많은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2년간 유승준을 둘러싼 논란은 언제나 같은 그림이다. 병역 문제 있어서 대중은 한치의 흐트러짐도 용서하지 못하는 측면이 강하다. 그가 실제로 복귀를 마음에 둔 것인지, 아닌지는 명확하지 않은 채 복귀설이 불거질 때마다 대중은 극명하게 갈렸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유승준이 병역기피를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을 당시에 느낀 배신감과 상실감을 토로하는 이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 물론 그가 충분히 반성의 시간을 가졌기에 면죄부를 줘야한다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덕분에 새해 첫 날부터 유승준이라는 세 글자는 네티즌을 컴퓨터와 스마트폰 앞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jmpyo@osen.co.kr
엠넷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