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예대상엔 슬픈 전설이 있어.."
3년 연속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그 중심에 서 있는 개그맨 김준호가 이름에 걸맞은 상을 받았다. 김준호는 지난해 12월 21일 진행된 2013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품에 안은 것. 오랜 시간을 기다려 결국 연예대상의 주인공이 된 그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나 대상 먹었다!"를 외쳤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우스갯소리로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에는 슬럼프에 빠진다는, 일명 KBS 연예대상의 저주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KBS 연예대상과 관련된 '흉흉한' 우스갯소리가 등장한 것은 역대 수상자의 행보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신동엽(2002), 박준형(2003), 이혁재(2004), 유재석(2005), 김제동(2006), 탁재훈(2007), 강호동(2008,2009), 이경규(2010), '1박2일'(2011), 신동엽(2012)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쳐 대상을 수상한 이들 중 일부는 정점에서 상을 받자마자 슬럼프에 빠지거나 사건, 사고에 휘말리며 하락세를 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서는 그런 속설을 비웃듯 꾸준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거나 내공을 바탕으로 슬럼프를 딛고 다시 정상에 오른 수상자도 다수라 이러한 전설은 말 그대로 '믿거나 말거나'다. 때문에 2013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준호의 2014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준호는 저주를 깰 수 있을까?
일단, 김준호의 행보는 이러한 속설에 부응하지는 않으리라고 보인다. 김준호는 '개그콘서트'를 15년간 지킨 대표 개그맨으로, 후배들을 자극하는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과 끈기, 또 새롭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매주 무대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준호는 현재 '뿜엔터테인먼트', '좀비프로젝트'의 코너에서 원로 배우와 좀비 등으로 분해 다양한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웃음을 선사 중이다.
또 '인간의 조건'과 '1박2일 시즌3'에서는 분장을 지우고 친근한 모습으로 등장하며 시청자에 편안한 웃음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김준호가 합류한 '1박2일 시즌3'은 제2의 전성기를 목전에 두고 다시 생기발랄하게 꿈틀거리고 있어 그의 2014년 활약에 더 큰 기대감을 갖게 한다.
여기에 '해피투게더3', '퀴즈쇼 사총사', '풀하우스'등 KBS 프로그램은 물론, 케이블 프로그램까지 종횡무진하며 일비스 히트곡을 리메이크 하는 등 가수에도 재도전, 2013년 한 해를 누구보다 바쁘게 보낸 김준호의 내공은 그 누구와 비교해서라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김준호는 앞서 지난 2009년 도박 연루 사건으로 부침을 겪으며, 절치부심 다시 재도약한 굴곡의 역사를 가진 인물로, 이후 개그맨 특유의 입담으로 자신의 과오를 개그로 승화시키며 스스로 당시의 아픈 기억을 끊임없이 상기하며 채찍질해왔다.
이에 감격스러운 트로피를 안은 김준호는 눈물 대신 "나 대상 먹었다!"라는 짧고 굵은 수상소감으로 많은 말을 갈음했다. 2014년, 그가 대상을 잘 소화해 거름으로 삼아 또 어떤 웃음꽃을 피워낼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jykw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