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은 살아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주희정(37, SK)을 보면 안다.
서울 SK는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라운드에서 홈팀 서울 삼성을 74-71로 눌렀다. 이로써 21승 8패가 된 SK는 LG와 함께 공동선두를 질주했다.
SK를 살린 선수는 최고참 주희정이었다. 그는 4쿼터 고비 때마다 득점포를 쏟아냈다. 특히 3점슛을 성공시킨 뒤 스틸에 이은 바스켓카운트를 얻어낸 장면이 백미였다. 주희정은 4쿼터 9점 포함, 17점으로 맹활약했다.

경기 후 주희정은 “우리는 힘들었는데 팬들은 재밌었을 것이다. (김)선형이와 (변)기훈이가 4쿼터까지 압박해서 좋은 경기를 했다”며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주희정이 17점 이상을 올린 것은 지난 2012년 1월 23일 오리온스전 20점 이후 2년 만이다. 그는 “이렇게 많이 넣은 것은 거의 2년 만이다. 득점을 많이 하려고 생각은 안했다. 변기훈이 파울트러블에 걸려서 내가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김선형과 투가드 호흡에 대해선 “선형이가 공격과 리딩을 다 하면서 힘들어했다. 내가 1번 볼 때 선형이가 2번을 보면서 서로 호흡이 잘 맞았다. 리딩이나 수비 모두 좋은 경기를 했다”고 자평했다.
옆에 있던 김선형은 주희정의 나이에 이렇게 뛸 수 있겠냐는 물음에 “희정이 형이 40살에 은퇴하시면 난 41살까지 뛰도록 관리를 잘하겠다. 옆에서 보면 ‘내가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집념으로 하신다. 어린 선수들이 그 점을 부러워한다”며 주희정에게 존경의 뜻을 내비쳤다.
모든 것을 이룬 주희정에게 남은 목표가 있을까. 그는 “올 시즌 통합우승이 첫 번째 목표다. 지금 주전이 아닌 식스맨이다. 식스맨역할에 충실해서 기회가 된다면 식스맨상도 받고 싶다”면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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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