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조동기 하나외환 감독이 오랜만에 웃음을 되찾았다.
부천 하나외환은 1일 부천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종료 31초를 남기고 터진 김정은의 결승슛에 힘입어 선두 춘천 우리은행 한새를 69-67로 제압했다. 시즌 4승(11패)을 신고한 하나외환은 4연패에서 탈출했다. 우리은행은 12승 3패가 됐다.
경기 후 승장 인터뷰에 임하는 조동기 감독은 마치 패장처럼 비장한 분위기였다. 4연패 탈출이 기쁘지만 내용이 좋지 않았기 때문. 조 감독은 “만족스럽지 않다. 집중력 있게 하면 괜찮은 경기력이 나올 텐데 선수들이 말도 안 되는 턴오버를 했다. 혈압올라 죽겠다”고 토로했다.

조동기 감독은 3쿼터 종료직전 동시에 나키아 샌포드에게 파울이 불리지 않자 심판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여자농구는 감독이 심판에게 직접적인 항의를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조 감독은 테크니컬 파울을 지적받았다.
이 상황에 대해 조동기 감독은 “분명히 파울이 맞았다. 심판 때문에 화가 난 것도 있지만 선수들이 정신 차리라고 한 것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런데 정작 이 소식을 전해들은 김정은은 감독의 항의가 분발이 계기가 되었냐고 물었더니 “효과 없었다”면서 웃었다.
결승골을 넣은 김정은에 대해 조동기 감독은 “정은이도 정신 차려야 한다. (골을) 넣는 것이 다가 아니다. 좀 더 집중력 있게 할 수 있다”며 “선수들이 가끔 프로선수가 맞나 싶다. 실력 문제가 아니라 집중을 못한다. 작전을 지시할 때도 혼이 나간 것 같다”면서 선수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그래도 홈에서 선두 우리은행을 잡은 것이 기쁘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조 감독은 “마지막에 역전시킨 집중력은 칭찬할 만하다. 우리도 좀 분위기를 타려고 한다. 이제 춘천에서 다시 우리은행과 한다. 준비를 잘 해야 이기든 지든 재밌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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