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이상훈(27)의 2013년은 짧지만 강렬했다.
경북고와 성균관대를 거쳐 2010년 한화에 입단한 이상훈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길태곤(투수)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6월 2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던 이상훈은 9월 배영섭(외야수)의 부상을 틈타 1군 승격의 기회를 얻었다.
그는 두 차례 아치를 쏘아 올리는 등 9월 타율 3할4푼8리(23타수 8안타) 2타점 6득점으로 코칭스태프에게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이상훈이 치는 타구를 보면 파워가 있고 방망이를 제법 돌릴 수 아는 것 같다. 내년에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상훈은 아쉽게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승선에는 실패했다. "LG가 한국시리즈 파트너가 됐다면 승격 기회를 얻었을 것"이라는 게 구단 내부의 반응.
이상훈은 "고향팀에서 뛰게 돼 힘이 절로 났다. 모든 면에서 잘 된 것 같다"며 "올 시즌 짧은 기간이었지만 좋았던 기억도 많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그는 "타격 부문에서는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주루 플레이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상훈은 경북고 후배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내년 시즌을 준비 중이다. 고교 시절 스승이었던 하춘동 코치(전 삼성 외야수) 등 든든한 지원군들이 많아 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된단다.
2011년부터 3년간 삼성 외야진의 한 축을 맡았던 배영섭이 경찰청에 입대해 한 자리가 비었다. 이상훈 또한 경쟁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변화구 대처 능력과 선구안 그리고 송구 능력을 보완해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 태세.
그는 병역 의무를 해결한 오른손 외야수라는 장점에도 "무조건 내가 잘 해야 한다. 기회가 왔을때 잡지 못하면 끝장"이라며 "경쟁이 치열할 것 같은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이상훈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내 자리가 보장되지 않았기에 1군에 살아 남는 게 첫 번째 목표"라며 "1군에 살아 남아야 다음 목표를 정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또한 그는 "정규 시즌 개막전은 3월 29일이지만 내게 올 시즌 개막전은 (전훈 출발일인) 1월 15일이다. 시즌 들어가기 전부터 이 악물고 해야 한다. 그때가 더 중요하기에. 전훈 캠프 때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1군 진입 기회를 잡을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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