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각 구단은 팀당 2명씩 외국인 선수를 운용해왔다. 올해부터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가 늘어난다. 기존 8개팀은 3명 보유 2명 출전, 신생팀은 4명 보유 3명 출전으로 반드시 야수 한 명을 선별해야 한다.
올 시즌 루크 스캇(SK), 호르헤 칸투(두산), 브렛 필(KIA), 에릭 테임즈(NC), 루이스 히메네스(롯데) 등 외국인 거포들이 대거 한국땅을 밟는다. 자연스레 토종과 외국인 거포의 홈런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 과거 타이론 우즈(두산)와 이승엽(삼성)이 홈런왕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흥행을 일으켰던 것처럼 이번에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예측불허 명승부가 전개될 듯.

박병호(넥센)와 더불어 리그 최고의 거포로 손꼽히는 최형우(삼성)는 1일 OSE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외국인 타자들이 가세하며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며 "토종 거포로서의 책임감보다 흥미진진한 대결을 통해 더 좋은 기록이 나올 것"이라고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최형우는 지난해 전 경기에 출장, 타율 3할5리(511타수 156안타) 29홈런 98타점 80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홈런, 득점, 타점, 최다 안타, 장타율 등 5개 부문 모두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15개의 결승타를 때리며 이 부문 단독 1위에 등극하기도.
시즌 내내 팔꿈치 통증에 시달렸던 그는 진통제 투혼을 발휘하며 삼성의 사상 첫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에 이바지했다. 최형우는 지난해 11월 14일 일본 나고야의 한 병원에서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지난달 20일부터 괌 1차 캠프에서 담금질에 돌입한 최형우는 트레이너 파트에서 제공한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통증도 없고 재활 과정 또한 순조롭지만 조금씩 걱정되기도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현재 팔꿈치 보강 및 체력 훈련을 소화 중인 최형우는 오는 15일 본진이 합류하면 캐치볼과 티배팅에 돌입할 계획. 최형우 뿐만 아니라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던 권오준(투수)과 무릎 부상을 입었던 조동찬(내야수)도 '약속의 땅' 괌에서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다들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지난해 팔꿈치 통증 속에서도 리그 최고의 좌타 거포로서 자존심을 지켰던 최형우는 올 시즌 한층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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