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5, 선덜랜드)이 ‘돌격대장’의 이미지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선덜랜드는 2일 자정(이하 한국시간)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아스톤빌라전에서 전반 16분 가브리엘 아그본라허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0-1로 졌다. 승점 14점의 선덜랜드는 여전히 리그 최하위 20위에 머물렀다.
공격적으로 배치된 기성용은 자신의 역할을 100% 소화했다. 기성용은 전반 27분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공을 잡아 그대로 오른발 강슛을 때렸다. 골키퍼가 몸을 날려 간신히 공을 잡아내 득점에는 실패했다. 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기성용의 공격가담은 돋보였다.

평소 욱하는 성격의 기성용은 동료들이 당하면 두고 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후반 11분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다. 파울을 당해 넘어진 지동원이 발끈하며 가슴으로 상대를 밀친 것. 이에 기성용까지 나서 지동원의 편을 들어줬다.
기성용도 제대로 열이 받았다. 후반 18분 선제골의 주인공 아그본라허를 뒤에서 쫓던 기성용은 그가 휘두른 팔꿈치에 입술을 얻어맞았다. 화난 기성용은 그대로 아그본라허를 쫓아가 따졌다. 187cm의 장신 기성용이 성큼성큼 다가서자 아그본라허도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출혈이 있었던 기성용이 바로 응급처치를 받지 않자 심판은 옐로카드를 선언했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기성용은 거스 포옛 감독에게 상처를 보여주면서 하소연을 했다. 이에 포옛 감독이 기성용의 엉덩이를 툭툭 치며 달랬다. 기성용은 후반 24분 강력한 왼발슈팅을 날려 분풀이를 했다.
기성용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거스 포옛 감독은 공격적인 선수교체를 하면서도 기성용만큼은 빼지 않는 신뢰를 보였다. 기성용에게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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