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프로야구, 월드컵-아시안게임 역습 이겨낼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1.02 06: 21

2014년 새해가 밝았지만 프로야구 흥행 전선에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눈에 띄는 관중 감소로 흥행에 고전했다. 2012년 역대 최다 715만6157명의 관중을 동원했던프로야구는 그러나 2013년 총 관중 644만1945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11.1%가 줄었다. 특히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관중상승 그래프가 10% 이상 크게 꺾이며 흥행 적신호가 커졌다. 
새 시즌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프로야구 흥행에 있어 가장 큰 적이라 할 수 있는 월드컵이 열리는 해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월드컵은 6월13일부터 7월14일까지 한 달간 진해왼다. 게다가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도 올해는 프로야구 시즌 중에 치러진다.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프로야구는 일시 중단된다. 빅 이벤트인 만큼 주목도가 분산될 수 있다. 여러모로 프로야구 흥행 전선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과거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1993년 443만7149명의 총 관중을 끌어들였던 프로야구는 그러나 월드컵이 열린 1994년 419만4428명으로 5.8%가 떨어졌다. 1997년 390만2966명이었던 관중도 1998년 263만9119명으로 무려 47.9%가 감소해 프로야구 위기가 본격화됐다. 
2001년 299만1064명으로 조금이나마 회복세를 보였더 프로야구 인기는 그러나 2002년 239만4570명으로 24.9%가 하락했다. 그해 모두 한국에서 열린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열풍에 휩싸이며 관중 급락을 감수해야 했다. 이른바 '프로야구 암흑기' 시절로 기억된다. 
2006년에도 304만254명으로 전년도 338만7843명보다 11.4%로 관중 하락세를 보였고, 제2의 황금기를 구가한 2010년 역시 592만8626명으로 전년도 592만5285명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한창 뜨거운 상승 기세를 잇지 못했다. 월드컵의 영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최초의 9개 구단 체제에서 치러졌지만, 기대한 만큼 흥행이 이뤄지지 못했다. LG가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분위기를 띄웠지만 롯데와 KIA가 나란히 4강에서 탈락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메이저리그 류현진과 추신수의 활약도 흥행 저조의 요인이었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외에도 프로야구 인기 측면에서 악재가 많다. 류현진과 추신수가 확실한 입지를 다진 가운데 윤석민까지 도전장을 내민 메이저리그가 전 국민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고, 오승환이 진출한 일본프로야구의 인기 상승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외국인 타자 가세와 전력 평준화로 국내 야구도 흥행 요소가 늘었지만, 악재들에 비해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아 우려가 크다. 
때문에 야구 관계자들은 2014년을 앞두고 바짝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 관계자는 "작년부터 하락세를 보인 프로야구의 인기 감소가 올해까지 이어진다면 진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프로야구가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의 역습을 뚫고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의 명성을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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