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올해로 롯데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마지막으로 우승을 거둔 지 22년이 된다. 1992년 우승의 감격을 누린 이후 롯데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스토브리그에서 충실하게 전력보강을 한 롯데가 숙원을 풀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 있을까.
올 시즌 롯데는 알찬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FA 최대어였던 강민호를 사상 최고액으로 붙잡았고, 불펜투수 강영식과도 다시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시장에 나온 최준석을 영입해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고, 2차 드래프트에서는 이여상과 심수창 등 즉시 전력감 선수를 데려왔다.
외국인선수 인선도 일찌감치 마쳤다. 지난해 26승을 합작한 옥스프링-유먼과 순조롭게 재계약을 마쳤고, 거구의 외국인타자 히메네스의 영입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큰 힘이 되는 건 장원준과 장성우가 군복무를 마치고 건강하게 팀에 돌아온 것. 2014년 선수구성을 마무리 지은 롯데는 이제부터 구슬을 꿰는 일만 남았다.

그렇다면 롯데가 올해 우승을 노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선발 로테이션 안정과 불펜 강화, 그리고 장타력 보강 등 세 가지 조건이 해결돼야만 한다.
첫 번째는 선발진의 변수 줄이기다. 작년에도 롯데는 송승준-유먼-옥스프링이 나란히 10승을 넘게 거두면서 38승을 합작하며 탄탄한 선발진을 뽐냈다. 다만 4,5선발 문제가 고민거리였는데, 김사율까지 선발로 돌리면서 여러 수를 시험했지만 결국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올해 롯데 선발진에서 가장 큰 전력보강은 장원준의 복귀다. 2011년 15승 6패 평균자책점 3.14로 데뷔 후 가장 뛰어난 기록을 거뒀던 장원준은 2년 동안 퓨처스리그 마운드를 초토화한 뒤 팀에 복귀했다. 장원준은 군입대 전까지 7년 연속 100이닝 넘게 소화했고,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둘 정도로 꾸준한 선수였다. 경찰청에서도 2년 동안 리그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독식했을 정도로 기량은 확실하다.
만약 장원준이 선발진에서 180이닝-10승 이상 책임져준다면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은 9개 구단 가운데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원준과 송승준, 유먼, 옥스프링 모두 검증된 선수이기 때문에 다른 구단들에 비해서 변수가 적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내년까지 홀수 구단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4선발 까지만 탄탄해도 한 시즌을 치르는 데 큰 문제는 없다.
두 번째는 뒷문 강화다. 롯데는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 3.95로 전체 4위에 올랐지만 블론세이브는 21개로 가장 많았다. 김성배가 시즌 중간에 마무리를 맡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지만 처음 세웠던 계획이 어그러지면서 시즌 내내 불펜이 고민이었다.
김시진 감독은 투수 두 명을 상황에 따라 마무리로 기용하는 더블 스토퍼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재활을 마친 최대성이 정상적으로 복귀하면 김성배와 함께 마무리로 쓴다는 복안이다. 좌타자한테 약한 김성배는 우타자를 맡고, 최대성이 좌타자를 맡는 식이다. 롯데 불펜에는 정대현을 시작으로 강영식-김승회-이명우-김사율-홍성민 등 수준급 투수들이 포진되어 있어 마무리만 제 역할을 해 주면 된다.
마지막은 중심타선의 장타력 회복이다. 홈런군단이었던 롯데는 작년 61개의 팀홈런으로 전체 7위에 그쳤다. 불과 3년 전이었던 2010년 이대호 혼자 44개를 담장 너머로 날렸던 걸 생각하면 장타력 회복이 절실하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최준석과 히메네스를 영입해 장타력 보강에 힘썼다. 최준석은 지난해 시즌 홈런 7개에 그쳤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무려 6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뽐냈다. 꾸준한 출장기회만 주어지면 홈런 20개는 충분히 기대할만한 선수라는 게 롯데 구단의 생각이다. 여기에 트리플 A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히메네스도 적응만 잘 한다면 좋은 활약을 기대해볼만한 선수다. 게다가 3번 타자 손아섭도 장타력 회복을 올 겨울 과제로 삼고 개인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는 통합 3연패를 거둔 삼성이 또 다시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오승환의 유출은 무시할 수 없는 전력 누수다. 경쟁자들에 비해 스토브리그를 알차게 보낸 롯데는 2014년이 숙원을 풀 좋은 기회다. 남은 건 'IF'들을 '확신'으로 바꾸는 것, 시즌 개막 전까지 전지훈련지에서 롯데가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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