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서 비난받던' SK, 이제는 웃어서 더 즐겁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1.02 08: 31

'주키드' 주희정(SK)이 이끈 SK가 선두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주희정은 지난 1일 '서울 라이벌' 삼성과 경기서 22분여를 뛰며 17점으로 팀의 74-7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주희정은 4쿼터 2개의 3점슛 등 9점을 뽑아내면서 애런 헤인즈 빠진 SK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단독 선두를 이끌었다.
4쿼터서 9점을 뽑아낸 주희정은 60-64로 뒤진 4쿼터 5분42초에 순식간에 6점을 쓸어 담았다. 3점슛으로 1점 차까지 좁히더니, 삼성 가드 이정석이 공격을 시작하려고 하자 달려들어 공을 빼앗았다. 이어 골밑 2점슛을 넣으며 추가 자유투까지 얻어내 성공시켰다.

역전과 함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또 경기 종료 직전에는 결정적인 어시스트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72-70으로 앞선 경기 종료 40초 전. 김선형이 삼성의 공을 가로챈 걸 이어받아 정확한 어시스트로 김선형의 골밑슛을 도왔다.
주희정은 1997년 고려대를 중퇴하고 원주 나래(현 원주 동부)에 연습생 신분으로 입단하며 프로와 인연을 맺었다. 프로농구 최선참인 주희정은 가는 발 길이 그대로 기록이 되고 있다. 최다 어이스트, 최다 스틸 등 살아있는 기록 제조기다.
그러나 SK에 이적했을 때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고참으로서 팀을 엮지 못한다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문경은 감독과 만나면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다시 느꼈다. 문 감독과 현역시절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주희정은 최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김선형, 변기훈 그리고 최부경 등 젊은 선수들이 합류한 SK에서 주희정이 맡아야 할 역할이 그동안과는 달랐던 것. 문 감독과 주희정은 솔직하게 서로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역할을 재정비 하면서 팀에 활력이 생겼다.
주전에 대해 욕심이 있던 주희정은 큰 형처럼 뒤에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경기 내외적으로 분명한 이야기를 꺼낸다. 주장인 이현준이 팀 분위기를 잡을 때도 주희정은 특별한 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훈련 내외적으로 선수들에게 확실한 조언을 건넨다.
선수단이 바뀌면서 분위기 뿐만 아니라 성적도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올 시즌도 꾸준히 강력한 팀을 선보이고 있다.
한 때 SK는 패배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벤치에서 웃고 있다며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웃고 있는 것이 칭찬을 받는다. 서로의 플레이에 대해 기쁨을 나타내면서 환하게 웃고 있기 때문이다.
최선참 부터 막내까지 똘똘뭉친 SK는 경기력에서 달라진 것으 그대로 증명된다. 고참으로 부터 시작된 SK의 상승세는 완전히 강팀으로 자리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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