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투 성공률 36%? 차재영의 미스테리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1.02 11: 35

3점슛보다 자유투를 더 못 넣은 선수가 있다. 차재영(30)이 시즌 최다득점을 올리고도 마지막 실수로 고개를 숙였다.
차재영은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라운드 서울 SK전에서 시즌최다인 16점을 폭발시켰다. 시종일관 뒤지던 삼성은 제스퍼 존슨이 4쿼터에만 16점을 폭발시키며 전세를 뒤집었다. 이대로라면 대어 SK를 잡을 수 있었던 상황.
문제는 자유투였다. 종료 40초를 남기고 70-74로 뒤진 상황에서 차재영은 자유투를 얻었다. 그런데 2구가 모두 빗나갔다. 그럴 수 있었다. 공격리바운드를 잡은 차재영은 재차 자유투를 얻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2구 중 1구가 빗나갔다. 삼성은 종료 13초를 남기고 얻은 마지막 공격에서도 제대로 슛도 쏴보지 못하고 졌다. 차재영의 자유투 실패가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날 차재영은 3점슛 4개를 쏴서 3개를 넣었다. 야투율이 67%에 달했다. 그런데 정작 쉬운 자유투는 6개를 던져서 하나를 넣었다. 보통 포워드라면 자유투 70%는 기본이다. 자유투를 '발로 던지는' 숀 에반스도 50.9%로 두 개 중 하나는 넣는다. 차재영의 부진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미스테리다. 이유가 무엇일까.
경기 후 김동광 감독은 “차재영의 자유투가 안 좋다보니 어차피 안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쏘라고 한다. 림 위에 올려놓으라고 했는데...”라면서 고개를 떨궜다. 이어 “3점슛은 들어가면서 자유투를 못 넣는 것은 조바심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본인 스스로 풀어야 한다. 슛을 바꿔줄 수도 없다. 자유투 연습을 많이 시키는데도 그렇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특별한 기술적 문제보다 심리적 영향이 크다는 것.
명지고시절부터 차재영은 뛰어난 탄력과 운동능력을 앞세운 득점기계로 명성이 자자했다. 고려대 4학년이던 2007년에는 국가대표까지 발탁되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차재영은 하승진, 김민수, 윤호영, 강병현과 이른바 ‘황금세대’를 이루면서 2008년 전체 5순위로 프로에 등장했다.
하지만 프로데뷔 후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당시 '포워드 왕국'으로 불리던 삼성에는 이규섭, 김동욱 등 워낙 쟁쟁한 선배들이 있어 좀처럼 차재영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데뷔시즌 평균 6.2점을 올린 것이 아직도 그의 시즌최고기록이다.
올 시즌 차재영은 기회를 잡았다. 이규섭의 은퇴로 삼성의 핵심포워드로 활약하게 된 것. 차재영은 올 시즌 프로데뷔 후 가장 많은 출전시간을 잡고 있다. 그는 특유의 운동능력을 앞세운 속공마무리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슈팅이다. 차재영은 3점슛이 29.9%로 장거리 슈팅능력이 떨어진다. 자유투가 36%로 낙제점인 것도 아쉬운 대목.
차재영이 슈팅까지 장착해 매 경기 10점 이상을 뽑아준다면 삼성의 승률도 올라갈 수 있다. 그가 ‘자유투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면 일단 자신감 회복이 급선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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