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TEX의 달라진 눈야구 이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1.03 06: 49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약 1380억 원)의 거액 계약을 맺은 추신수(32)가 텍사스 레인저스에 가져다 줄 효과에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출루율은 물론, 텍사스 타선의 인내심과 끈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연쇄 효과도 기대된다.
오프시즌 최대의 화두로 타선 보강을 손꼽았던 텍사스는 추신수의 FA 영입, 그리고 프린스 필더의 트레이드 영입을 통해 그 목표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텍사스의 지난해 팀 타율은 2할6푼2리로 아메리칸리그 4위였다.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출루율(.323)이 리그 7위로 팀 타율보다 떨어졌다. 여기에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의 부재로 좀처럼 시원스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텍사스가 추신수를 간절히 원했던 것도 이런 이유였다. 추신수는 지난해 4할2푼3리의 빼어난 출루율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MLB) 최정상급 리드오프로 발돋움했다. 텍사스는 추신수가 활발하게 살아나가며 떨어졌던 팀 출루율을 끌어올려주길 기대하고 있다. 영입의 순서는 달랐지만 30홈런과 100타점을 기록할 수 있는 강타자 프린스 필더를 영입한 것 또한 추신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출루율 이전에 텍사스 타선에 인내심을 불어넣는 것이 추신수에게 주어진 첫 임무로 보인다. 존 다니엘스 단장과 론 워싱턴 감독 또한 우선적으로 이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텍사스의 타선이 기록보다 더 무기력하게 보였던 것은 팀 타선의 집요하지 못한 승부와도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다. 상대를 물고 늘어지지 못하고 성급한 공격을 하다 기회를 날려먹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연결성도 정상권 팀과 비교하면 부족했다.
실제 텍사스 타자들은 지난해 총 2만3895개의 공을 봤다. 이는 아메리칸리그 9위에 해당되는 기록이었으며 1위 보스턴(2만5667개)에 비하면 1772개나 적다. 물론 무조건 공을 많이 본다고 해서 좋은 성적이 난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텍사스 타선이 전반적으로 상대 투수들을 괴롭히지 못했다는 것을 어느 정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수치다.
이런 텍사스에 추신수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타자다. 추신수는 지난해 총 3010개의 공을 봐 상대 투수로 하여금 타석당 4.23개 공을 던지게 만들었다. 부쩍 좋아진 선구안을 바탕으로 침착한 승부를 펼치다보니 상대 투수들의 진을 뺐고 볼넷도 늘어났다. 일석이조였다. 대기 타석과 벤치에 대기하는 선수들까지 생각하면 무형적인 효과는 더 컸다.
지난해 규정타석을 채운 텍사스의 타자 중 이 수치에서 추신수에 근접하는 성적은 낸 타자는 없었다. 당장 지난해 텍사스의 리드오프 임무를 주로 수행했던 이안 킨슬러(디트로이트)의 타석당 투구수는 3.88개였다. 출루율은 3할4푼4리였다. 추신수 효과가 극명하게 나타날 수 있는 이유다.
추신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가세도 이런 측면의 향상을 기대하게끔 하는 요소다. 필더는 통산 출루율이 3할8푼9리에 이르는 타자고 세 차례나 100볼넷 이상을 기록했다. 장타자 축에서는 선구안이 좋은 선수로 손꼽힌다. A.J 피어진스키(보스턴)의 이적으로 주전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있는 포수 지오바니 소토 역시 텍사스의 눈야구를 이끌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토의 지난해 타석당 투구수는 4.25개였다.
추신수가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다면 상대 투수들은 달라진 텍사스 타선의 집요함을 실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2번 배치가 유력시되는 엘비스 앤드루스도 지난해 타석당 투구수가 3.98개로 비교적 공을 많이 보는 타자였다. 추신수-앤드류스-필더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이론적으로 상대 투수들을 초장부터 괴롭힐 수 있다. 뒤를 받치는 아드리안 벨트레, 알렉스 리오스로서는 편해지는 여건이다. 시너지 효과다. 추신수가 그 기대효과의 선봉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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