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과 효율성’ 다르빗슈의 2014년 키워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1.03 06: 51

성공적인 메이저리그(MLB) 2년차 시즌을 보낸 다르빗슈 유(28, 텍사스 레인저스)가 명실상부한 리그의 에이스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2014년이 그 본격적인 시험무대가 될 전망인 가운데 효율성과 타선 지원이 그 관건으로 떠올랐다.
지난 2012년 MLB 무대에 발을 내딛은 다르빗슈는 첫해 16승(9패)을 따내며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치렀다. 2년차 징크스에 대한 말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다르빗슈는 지난해 32경기에 선발로 나서 13승9패 평균자책점 2.83이라는 한 단계 더 진화한 기록을 뽐냈다. 승운은 다소 따르지 않았지만 평균자책점과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아메리칸리그 4위, 그리고 1할9푼4리의 피안타율은 리그 1위였다.
텍사스 선발진은 지난해 부상 풍파를 겪었다. 개막전 선발로 나섰던 2012년 18승 투수 맷 해리슨은 2경기 만에 사라졌고 끝내 복귀하지 못했다. 그런 대형 악재에도 텍사스 선발진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다르빗슈의 공이 절대적이었다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2위를 차지한 다르빗슈는 이제 더 나은 내일을 꿈꾼다. 등 부위에 통증이 있었지만 훈련은 순조롭게 소화하고 있다는 소식이라 기대가 커진다.

한창 전성기를 향해 달릴 나이, 신체적 검증, 그리고 MLB를 대표하는 구종으로 자리매김한 슬라이더 등 여러 장점을 보유한 다르빗슈다. 향후 몇 년 정도는 더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보완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역 언론인 는 2일(한국시간) 다르빗슈에 대해 좀 더 효율적인 승부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올해 성적뿐만 아니라 다르빗슈가 MLB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다르빗슈는 지난해 경기당 107.8개의 공을 던졌다. 5월 17일 디트로이트전에서 130개의 공을 던진 것을 비롯, 120구 이상 투구 경기가 4경기, 110구 이상 투구 경기가 17경기였다. 투구수 관리가 철저한 MLB의 기준에서는 꽤 많다. 이는 동양인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다르빗슈의 체력을 실감할 수 있는 수치이자 MLB 전체 4위 기록이기도 하다. 하지만 총 소화이닝(209⅔이닝)에서는 리그 전체 20위에 그쳤다.
277개의 탈삼진은 압도적이었지만 탈삼진 위주의 피칭이 오히려 투구수 관리 측면에서는 해가 됐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구사 비율이 높아지면서 야기되는 부상 위험성은 현지에서 시즌 내내 우려된 부분이기도 하다. 에 의하면 다르빗슈의 슬라이더 비율은 2012년 18.7%에서 지난해 37.4%까지 늘었다. 두 배 가량 늘어난 슬라이더의 의존도는 팔꿈치나 어깨 쪽에 그다지 좋은 징조가 아닐 수 있다.
득점 지원도 관건이다. 는 2013년 다르빗슈가 극심한 불운에 시달렸다고 지적했다. 실제 다르빗슈는 32번의 등판에서 절반이 넘는 18경기에서나 2득점 이하의 타선 지원을 받았다. 이 경기에서 성적은 3승8패였다. 나머지 14번의 등판에서 다르빗슈는 10승1패를 기록했다. 3점만 내면 거의 패하지 않았던 셈이다. 사이영상 투표에서 고배를 마신 것도 타선의 미비한 지원으로 인한 승수 관리 실패와 연관이 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다만 이 부분은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 확실한 두 명의 ‘지원군’이 생겼기 때문이다. 7년 1억3000만 달러의 대형계약을 체결하며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 그리고 언제든지 30홈런-100타점 이상을 지원해 줄 수 있는 프린스 필더의 가세 때문이다. 적어도 지난해보다는 훨씬 더 나은 타선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다르빗슈의 기상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도 큰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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