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프로스트, 자존심인 '롤챔스' 연속 4강 기록 지킬 수 있을까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4.01.03 09: 05

"이번 8강전의 중요한 의미는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와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삼성 오존이 절대 만만한팀은 아니지만 우리도 이번 경기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CJ LOL팀 강현종 감독).
분명 지난해 스프링 시즌까지만 해도 LOL리그의 꽃 '롤챔스'의 아이콘은 CJ 프로스트와 CJ 블레이즈였다. CJ 형제팀은 '롤챔스' 2012 스프링과 '롤챔스' 2012 서머시즌을 블레이즈와 프로스트가 차례대로 거머쥐면서 일약 한국의 간판 LOL팀으로 도약했다. 이후 시즌에도 내리 결승전에 번갈아 올라가면서 그 입지를 굳혔다. 실력 뿐만 아니라 경기 스타일에서도 다른 팀들과 분명 차별화된 근성과 후반 조직력을 보여주면서 팬들의 혼을 빼놓았다. 이 두팀의 전성기에는 현장 관중 10명 중 9명은 CJ 팬들만 존재했을 정도다.
그러나 SK텔레콤 K가 우승한 지난해 여름 서머시즌부터 CJ의 시련이 시작됐다. 시즌2 메타에서 정점을 이뤘던 선수들은 공격적인 면을 강조한 시즌3에서 점차 뒤떨어지면서 뒤이어 등장한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서머시즌 종료 후 대대적으로 팀체제를 개편하면서 블레이즈는 WCG2013 그랜드파이널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체면치레를 했지만 결국 이번 롤챔스 윈터 2013-2014시즌에서는 KT 불리츠에 8강서 덜미를 잡히면서 NLB로 내려갔다.
블레이즈 뿐만 아니라 프로스트의 사정도 딱히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없다. 시즌 전 야심차게 계획한 '막눈' 윤하운, '빠른별' 정민성, '갱맘' 이창석 등 3명의 중단 공격수는 누구나를 가릴 것 없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헤메고 있다.
축구로 치면 중원이 무너지자 상단 공격수 '샤이' 박상면과 하단 듀오 '스페이스' 선호산-'매라' 홍민기가 분발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정글러 '헬리오스' 신동진은 중원이 무너져 자기 포지션도 지키지 못하면서 상대의 중단 공격을 막기 급급한 처지다.
사태가 이쯤 몰리자 어느덧 CJ LOL팀은 팬들 사이에서 '승리와 재미를 함께 보장할 수 있는 팀'에서 '제발 이겨줬으면 하는 팀'으로 처지가 극락했다. 이와 함께 악성 덧글도 부쩍 늘어났다. 팬들이 CJ 형제 LOL팀인 프로스트와 블레이즈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유있게 조 1위로 8강 진출을 낙관했던 16강 풀리그도 두 수 이상 아래로 평가받던 제닉스 스톰에 밀리면서 더욱 더 CJ 프로스트의 입지는 좁아진 상황. 일각에서는 형제팀과의 대결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억측도 있지만 분명 평소 실력이 발휘되지 않아 진 완패였다.
처절할 정도로 평가절하 되고 있는 상황에서 3일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벌어지는 '판도라TV LOL 챔피언스리그 (롤챔스)' 윈터 2013-2014시즌 삼성 오존과 8강전은 프로스트의 자존심을 지키느냐 마느냐하는 일전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지난 서머시즌 형제팀인 블레이즈 8강서 탈락하면서 NLB로 떨어졌지만 프로스트는 MiG시절부터 단 한 차례도 4강 무대를 밟지 못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CJ 프로스트의 4강 진출 여부가 오는 25일 인천 삼산월드 체육관에서 열리는 '롤챔스' 결승전 티켓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만큼 프로스트 존재감이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 중 하나다. 이제껏 프로스트는 모든 '롤챔스' 대회에서도 최소한 4강 무대를 밟으면서 명가의 자존심을 지켰고, 아울러 '롤챔스' 흥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맡았다.
상황이 이 정도가 되니 프로스트도 이를 악물 수 밖에 없다. 갈피를 못 잡던 중단 공격수(미드 라이너)도 '갱맘' 이창석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자리를 잡으려하고 있고, 길었던 8강 준비 시간만큼 4강행을 위해 삼성 오존전을 벼르고 있다. 최근 계속 흔들리는 모습으로 평가절하 되어버린 위기의 프로스트가 연속 4강 진출 기록을 지켜내면서 건재함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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