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시청률 24.6%를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은 KBS 2TV 일일드라마 '루비반지'가 오늘(3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루비와 루나, 두 자매의 이야기가 중심축인 루비반지는 2인 2역을 해낸 임정은과 이소연의 열연에 매회 쫄깃한 긴장감을 불러모으며 놀라운 흡인력을 발휘했다. 특히 극 초반 답 안나오는 날라리 욕심쟁이, 루나로 분한 임정은(32)은 교통사고라는 전환점부터 루비 역할로 분해 청순하면서도 강인한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처음엔 루나를 하고, 후반에 루비를 하는 게 저한테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루나를 할 때는 지르고 싶은대로 다 하다가, 루비를 할 때는 참고 지켜보면서 복수하다보니, 심리적으로 힘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걸 어떻게 표현할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연기하니까 재미있었어요. 기분 좋게 잘 끝난 것 같아요. 반응도 좋았고, 연기하면서도 재밌었어요. 루나도 하고 루비도 하고, 보여드릴 수 있는 걸 다 보여드린 것 같아 뿌듯해요."

임정은은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내며 "아쉬운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드라마 안에서 아쉬웠던 건 크게 없어요. 최선을 다 해서 했고 결과도 좋았어요. 시청률을 아예 기대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나와서 기뻐요."

시청자에 많은 사랑을 받으며 퇴장을 앞둔 '루비반지'이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페이스 오프, 복수, 거짓말 등 강한 소재가 가득했다. 일각에서는 '막장'이라고 혹평하기도했다. 그렇다면 임정은은 왜 '루비반지'를 선택했을까.
"페이스 오프라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소재였고, 이소연 씨와 제가 외형적으로도 많이 달라서 말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은 했어요. 그래도 대본이 재밌었고, 전산 감독님을 믿었어요. 루비와 루나를 모두 연기할 수 있다는 매력이 가장 컸어요. 저는 모든 작품을 할 때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스트레스도 받는 편이에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그렇지 않았어요. 감독님이 절 믿어준 게 컸어요."
한 작품에서 전혀 다른 두 인물을 오가며 연기하는 일은 배우에게는 특별한 일일 것이다. 임정은도 그 점에 가장 큰 매력을 느꼈다며 연기에 대한 아쉬움 없이 '루비반지'를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임정은은 그간 푹 빠져 지낸 루비와 루나라는 캐릭터와 자신의 실제 성격을 비교했을 때, "전혀 다르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 성격이요? 루비, 루나와는 달라요. 제가 루나처럼 욕망이 있었다면 더 큰 사람이 돼 있을 것 같은데요. 하하. 예전에는 주어진 일도 못할 때가 있었어요. 지금은 주어진 일은 만족스럽게 해내자는 욕심이 있어요. 그렇다고 루비처럼 마냥 당하고만 있는 편도 아니에요."

또 임정은은 루비의 복수를 기다렸던 시청자에 다소 답답함을 안긴 전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다들 복수를 기다리셨죠. '잘 나가다가 왜그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희는 가지고 갈 게 많아서 흐름상 복수가 미뤄졌던 것 같아요. 루나가 숨기고, 루비가 찾는 기간을 길게 줬던 거죠. 저도 빨리 복수하고 싶다는 생각, 답답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고 기다렸어요."
이제 '루비반지'를 정리하는 임정은은 또 다른 캐릭터로 시청자를 찾아오겠다고 전했다. "새로운 걸 해보고 싶어요. 뭔가 계속 시도하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렇다고 저는 일만 생각하지는 않아요. 결혼도 하고 싶고..사랑이 찾아오면 사랑도 하고 싶어요."
그렇다면 단 한 회를 앞둔 '루비반지'는 어떤 결말을 맞을까. 임정은이 살짝 귀띔했다. "루비가 복수할 것처럼 했지만, 복수를 할 수 없는 타당한 이유가 나와요. 길자(정애리 분)가 친엄마가 아닌데 날 키워줬던, 그런 이유와 함께 복수의 끝이 여기가 아니라는 것들을 주의해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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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한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