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뉴 420d 쿠페, ‘엄친아 연예인’을 보면 탐이 날까? 화가 날까?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4.01.03 14: 44

연기도 잘 하는데 아버지가 준 재벌이다? 얼굴도 잘 생긴 배우가 멘사 회원이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계 스타들, 많은 청소년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그들 세계에도 또 다른 선망의 대상이 있다.
BMW가 ‘특별한 의미를 담아’ 내는 짝수 시리즈, 그 중에서도 420d가 보여주는 포스가 바로 이런 류다. 엄친아, 엄친딸 연예인을 연상케 하는 차. 바로 420d다.
전통적으로 BMW의 짝수 시리즈는 쿠페나 컨버터블 같은 형식에 부여 된다. 420d 또한 BMW의 짝수 의미를 계승해 쿠페로 태어났다.

쿠페는 운송수단 이상의 가치를 찾는 이들을 위해 탄생한 차종이기 때문에 심미적 요소를 먼저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BMW 420d도 ‘쿠페’라는 카테고리를 위해 외형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결론은 ‘라인이 살아 있는 실루엣’이었다. 
흔한 말로 ‘잘 빠진’ 라인을 위해 전장과 휠 베이스를 늘리고 차체의 높이를 낮췄다. 이 과정을 거쳐 탄생한 420d는 ‘짧은 오버행, 긴 보닛, 유연한 루프라인’으로 형상화 됐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균형 잡힌 세련미’를 만끽하게 했다.
실내로 들어가면 강한 스포츠카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세단에 비해 시트는 좀더 눕히고 다리는 좀더 뻗어야 운전이 편해진다. 세단의 정숙하고 중후한 멋을 추구했던 운전자라 하더라도 420d 안에서는 한번쯤 일탈을 꿈꿔 봄직하다.
BMW의 다른 시리즈에 비해 ‘역동성’을 강조한 탓이다. 특성을 달리하려면 구조도 달리하는 게 이치다. BMW 라인업 중 가장 낮은 무게 중심을 갖도록 설계 됐고 무게는 3시리즈 쿠페보다 25kg이 줄었다. 그래서 얻은 것이 날카로운 핸들링과 민첩한 코너링, 그리고 파워 넘치는 주행성이다.
사실 420d를 운전하면서 드는 고민은 이 차를 어떻게 잘 달리게 할 것인가 보다는 기운이 남아도는 야생마를 어떻게 자제시킬까 하는 쪽에 가까웠다. 정지 신호가 잦은 시내나 과속 방지턱이 많은 골목길에서는 운전자보다 차가 더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런 도로여건에서의 420d는 차체는 딱딱하고 액셀러레이터는 지나치게 민감하다.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외곽을 달리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제 세상을 만난듯하다. 거친 숨소리도 필요 없다. 가볍게 달음박질만 해도 앞차들이 뒤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420d 쿠페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드라이빙 모드 선택도 중요하다. BMW 시리즈가 갖추고 있는 4가지 드라이빙 모드, 즉 컴포트•노멀•스포츠•스포츠플러스 중에서 스포츠 또는 스포츠플러스 모드를 선택했을 때 운전자의 심장과 420d의 엔진이 가장 크게 교감했다. 왜 다리는 좀더 뻗고, 왜 시트는 좀더 눕히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제로백 7.3초, 184마력의 강력한 디젤 엔진이 운전자의 목을 젖혀지게 할지도 모른다.
잘 빠진 라인과 뛰어난 역동성만 있다면 그냥 ‘연예인’이다. ‘엄친아 연예인’에 분류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이 필요하다.
복합연비 수치는 420d를 한번 더 돌아보게 한다. 공식 발표 된 복합 연비는 1리터당 16.5km. 그렇게 신나게 달리고도 좀처럼 꿈쩍 않는 연료 게이지를 보면 ‘준 재벌가 출신의 스타 연예인’을 떠올리게 한다.
배기량이 1995cc인 터라 새해부터 2000cc 이상 차량에 적용 되는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뉴 420d 럭셔리 라인’의 판매가는 5530만 원(부가세 포함)이다.
100c@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