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마녀사냥’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성(性)을 주제로 하는 19금 프로그램임에도 불구, 부모와 딸이 함께 찾는 대중적인 프로그램이 됐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JTBC '마녀사냥-남자들의 여자이야기(이하 마녀사냥)'에는 함께 방청을 온 부녀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엄마와 딸이 방청을 온 경우는 있었지만, 아빠와 딸이 방청객으로 출연한 것은 처음이었다.
능청스러운 말솜씨와 환상적인 호흡으로 ‘마녀사냥’을 이끄는 네 명의 MC. 신동엽, 성시경, 허지웅, 샘 해밍턴에게도 이 같은 부녀의 방청은 생소하면서도 신기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딸과 함께 ‘마녀사냥’ 녹화를 보러 온 아버지는 “제가 해외 주재원으로 근무하는데 5년 만에 귀국했다. 저와 추억을 남기고픈 딸이 신청해 함께 오게 됐다”며 “이 프로 자체가 딸과 보기엔 조금 그런 프로라 주저했다. 그러나 딸도 이제 성인이니 개의치 않는다”고 방청 소감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부모와 미혼인 자녀가 성에 관한 대화를 허심탄회하게 나누기란 쉬운 일이 아닐 터. 특히 어릴적부터 성에 관한 대화나 교육이 없었다면, 자녀가 장성한 후에도 서로가 쑥스럽고 민망할 수 밖에 없다.
‘마녀사냥’ 이원생중계만 봐도 그렇다. 청춘남녀가 자신의 연애사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혹시나 부모님이 볼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그렇기에 이날 등장한 ‘마녀사냥’ 부녀(父女) 방청객은 더욱 의미가 깊었다. ‘마녀사냥’이 발칙한 성을 주제로 다루고는 있지만, 실제 사연을 기반으로 하는 전개와 네 MC의 능청스러운 입담 덕분에 부모 자식이 함께 시청해도 부담스럽지 않은 프로그램임을 방증한 것.
특히 ‘누드사진을 찍어달라는 여자 선배’에 관한 사연을 접한 아버지는 많이 힘들어하면서도 “현재 제 시대에는 용납하기 힘들 것 같다. 그래도 개인소장용으론 어느 정도 용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렇게 ‘마녀사냥’은 부모자식이 교감하는 창구 역할을 하며 달라진 위상을 엿볼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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