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감독과 재회’ 리처드슨, 한풀이 할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1.04 07: 45

4 대 4 초대형 트레이드 후 친정팀에게 복수의 칼을 가는 선수가 있다. 장재석(23, 오리온스)은 아니고 전태풍(34, KT)도 아니다. 앤서니 리처드슨(31, 오리온스)이다.
부산 KT가 4일 오후 4시 고양 오리온스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단순한 한 판이 아니다. 지난 달 23일 최종 승인된 4 대 4 맞트레이드의 주인공들이 적으로 처음 만난다. 프로농구에 오랜만에 흥미를 끄는 빅매치가 성사됐다.
트레이드 후 오리온스는 ‘리처드슨·장재석 효과’를 보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 달 31일 모비스전에서 가장 돋보였다. 장재석은 21점, 8리바운드로 데뷔 후 최다득점을 올렸다. 리처드슨은 15점 중 13점을 4쿼터에 집중시켰다. 리처드슨 덕분에 대어 모비스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둘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부산으로 향했다.

리처드슨은 KT와 앙금이 남아있다. 지난 해 11월 리처드슨은 아내의 출산문제로 잠시 자리를 비웠다. 리처드슨은 수훈선수 인터뷰 같은 공식석상에도 가족을 모두 대동할 정도로 가정을 소중히 생각하는 선수다. 하지만 팀 사정이 급한 전창진 감독은 “솔직히 그렇게까지 해야 되나”면서 이해하지 못했다. 지난 11월 14일 리처드슨이 빠진 KT는 오리온스에게 16점차로 대패를 당했다.
리처드슨은 복귀 후에도 전창진 감독과 충돌했다. 화가 난 전창진 감독이 승부처에서 리처드슨을 빼고 질책하자 리처드슨이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리처드슨은 득점력 보강을 원하는 오리온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전창진 감독은 외국선수에게 단호하게 대처하는 걸로 유명하다. 실력을 떠나 자신에게 거역하는 선수는 데리고 농구하지 않는다. 이러다보니 외국선수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는 편이다. KT에서 나간 뒤 NBA에 진출한 외국선수 그렉 스팀스마, 야심차게 뽑은 혼혈선수 박태양 등 전 감독과 충돌하고 짐을 쌌던 선수들은 많다. 찰스 로드 역시 KT시절 시즌 내내 전 감독의 속을 썩였다. 로드 역시 “전창진 감독과의 첫 경기만 기대하고 있다. 아주 재밌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정작 로드는 KT와 처음 만나 8점, 3리바운드로 부진했고, 팀도 졌다.
지난 31일 장재석은 “트레이드가 한차례 결렬됐을 때 앤서니가 가장 심하게 ‘멘붕’이 왔었다. 다시 진행되자 정말 기뻐하더라. 앤서니가 KT전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한다”면서 웃었다. 리처드슨에게 이번 경기가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는 대목.
과연 리처드슨은 자신을 내친 전창진 감독 앞에서 한풀이를 할까. KT-오리온스전에서 가장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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