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예능프로그램 ‘사남일녀’가 첫 방송부터 대박의 향기를 풀풀 풍기고 있다. 제작진이 정의 내린 ‘예능 미개인’과 ‘예능 선수’인데 지붕이 없는 야외 예능프로그램에서 힘을 못 발휘하는 김구라가 만드는 웃음 장치는 가학적인 요소가 없는데도 웃음이 빵빵 터졌다.
지난 3일 첫 방송된 ‘사남일녀’는 요즘 유행하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이 초창기 던져놓은 기본적인 구성 하에 출연진이 특별한 상황 설정 없이 야생 그대로의 당황스러운 순간 속에서 발생하는 청정 웃음이 재미를 안긴다.
이 프로그램은 김구라, 김민종, 서장훈, 김재원 네 형제와 외동딸이 남매가 돼 시골에 있는 가상 부모와 4박 5일 동안 함께 생활하는 과정을 담는다. 첫 회는 배우 이하늬가 게스트로 참여한 가운데, 예능프로그램에 익숙한 김구라를 제외한 이들이 의도하지 않게 만드는 돌발상황이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김민종, 서장훈, 김재원, 이하늬는 김구라가 말하는 ‘우애 좋은 가상 가족들’이었다. 김구라는 예능적인 갈등을 벌이지 않고 투탁거리면서도 서로를 배려하는 ‘예능 미개인’ 동생들의 행동에 놀란 토끼눈을 감추지 못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서로에게 일을 미루고, 좀 더 자신의 안위만 챙겨야 재미가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김구라가 봤을 때 이들의 따뜻한 배려심이 넘치는 행동은 진땀을 흘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렇다고 훈훈한 광경만 펼쳐진 것은 아니었다. 의외로 깐족거리는 김재원은 김민종의 부족한 요리실력을 구박하며 빵빵 터지는 예능감을 자랑했고, 이하늬는 털털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어색해하는 서장훈을 무장해제시키며 진짜 남매 같은 친근감을 안겼다. 투덜거리면서도 인간미가 넘치는 서장훈과 마냥 공주 같은 외모지만, 허당 가득한 옆집 언니 같은 이하늬의 사랑스러운 기운은 ‘사남일녀’의 다채로운 캐릭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인이 됐다.
리얼 예능프로그램이 아닌 스튜디오 예능프로그램에서 강세를 드러냈던 김구라가 어찌 할 바를 모르면서 뜬금 없이 진행을 하는 리얼 예능프로그램에 적응을 못하는 행동도 웃음이 터졌다. 예능 미개인이라 칭하는 동생들이 초원에 풀어놓은 말마냥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모습에 시시각각 표정이 변하는 ‘예능 선수’ 김구라의 확 뒤바뀐 처지는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재미를 좋아하는 안방극장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가상 가족이라는 상황 속에서 솔직한 인간미를 뽐내는 5명의 스타들이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을 끌어당긴 것. 제작진은 자막이나 웃음소리 외에는 개입을 최소화하며 출연진이 시청자들과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한발짝 뒤로 빠지는 모양새를 취했다. 덕분에 출연진의 각양각색 매력은 첫 방송부터 여실히 드러났다. 무엇보다도 오지라는 환경이 만든 예상치 못한 웃음 장치와 가상의 부모와 친밀해지는 소통의 과정은 방송이 거듭될수록 재미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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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남일녀' 방송화면 캡처